세종시 논란… 저쪽 패를 읽고 또 읽어 보자
(서프라이즈 / 박유리 / 2010-02-06)
왜 이명박 진영이 저토록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세종시 수정을 밀어붙이고 있을까. 특유의 불도저식 경영방식인가?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는 똥고집 비슷한 오기일까? 까딱하면 레임덕 구렁텅이에 빠질지 모르니 사전에 단단히 땡겨야만 한다는 치기에 가까운 고집일까?
설마… 이 나라와 민족의 백년대계를 진짜 순수한 마음으로 바라보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그렇게 밀어붙이지는 않겠지. ᄒ
그러나 내가 저쪽이라면, 진짜 손해 보지 않은 꽃놀이패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현 상황을 즐길 것 같다.
다음은 그 꽃놀이패의 계산이다.
세종시 수정안 통과
어찌어찌해서 국회의원 몇 명 피 범벅되더라도 일단 세종시 수정안이 통과되면 되는 대로 좋은 것이다. 이명박은 경부고속도로 건설한 박정희 못지않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지닌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 평가의 정확성 여부는 따지지 말자. 결국, 그렇게 역사는 기록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옳고 그름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수정안 통과에 자신 없어서 철회
이건 모양새를 잘 잡으면 오히려 더 좋을지 모른다. 직선제 전격 수용한다고 발표했던 물태우(누구 머리에서 나온 것인지는 아직도 불분명하지만) 사례도 있지 않은가? 국민들 뜻이 정 그렇다면 하늘 같은 국민들 뜻을 받들어 눈물을 머금고 후퇴하겠노라고 눈물 생쑈를 펼치면 그건 그대로 효과 만빵이다.
혹시 밀어붙였다가 만에 하나 통과 실패하면?
온갖 매체 동원해서 그네와 야당, 둘 모두 멍석말이하여 두들겨 패면 되는 것이다. 후폭풍이 조금 겁나긴 하지만, 그래도 대통령 발목 잡기에만 혈안이 되었노라고 두 군데 모두 타작질 할 수 있는 명분이 있으니….
이러니 운찬이는 뭣도 모르고 월월 죽어라 짖어대는 것이고, 청와대는 뒷짐 지고 운찬이에게 모든 것을 맡겨놓았으니 지켜볼 뿐이라는 식으로 돌아가는 꼬락서니 살피고 있는 것이다. 세종시 수정안이 우여곡절 끝에 통과된다고 해도 그 공이 고스란히 운찬이에게 돌아갈 것 같은가? (이렇게 생각한다면…. 흐미)
……그런데 진짜 무서운 속셈이 있는 걸 알고 있는가?
세종시? 어찌 되던 그리 큰 문제는 아닐 것으로 생각할 것이다. 뜻은 좋았지만, 반대여론이 거세어 결국 국민들을 존중하는 쪽으로 결단을 내렸노라고 우기면 되는 것이니 뭐 그리 쪽팔릴 일도 아닐 것이다.
문제는… 시간… 시간인 것이다.
세종시 논란이 앞으로 3개월 정도만 계속 이어질 수만 있다면… 그렇다면…?
4대강, 이건 그냥 그대로 굳어지는 것이다. 미디어 종편제, 이것도 그냥 굳어지는 것이다. 이 외에도 이런저런 속 계산에 분주하다.
국민들 모두의 관심이, 야당의 투쟁목표가, 그리고 시민사회단체의 모든 공격목표가 세종시로 집중되어 있는 동안… 밖으로는 세종시 싸움 벌이고 안에서는 진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민감한 사안들이 그대로 묻혀지거나 굳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원래, 명분 좋은 것과 돈 되는 것은 전혀 별개라는 것이다. 세종시는 이리되어도 저리되어도 결국 싸움박질 이어가기 위한 명분에 불과한 것이고, 돈 될 것이라고 챙기는 것은 따로 있는 것이다.
요즘 돌아가는 꼬락서니를 보면… 세종시는 결국, 이명박을 반대하는 진영의 관심을 최대한 한 곳에 몰아세우려는, 그야말로 실컷 물어뜯으며 시간이나 보내라고 던져주는 개뼉따구에 지나지 않은 것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부쩍 든다.
(cL) 박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