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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함 침몰 사건에 대한 소고

순수한 남자 2010. 3. 28. 12:02

초계함 침몰 사건에 대한 소고
번호 125667  글쓴이 독고탁 (dokkotak)  조회 1649  누리 650 (660-10, 20:96:3)  등록일 2010-3-28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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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계함 침몰 사건에 대한 소고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0-03-28)


금요일 밤, 지방으로 내려가며 차 안에서 천안함 침몰 소식을 처음 접하고, 오늘 내내 이어지는 가슴아픈 소식들을 접하며 착찹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한 가정의 가장, 아빠, 남편, 아들이었을 실종된 장병들 그리고 생사도 모르고 애태우며 밤이 지새고 계실 가족분들을 생각하면,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특히, 저 역시 해군 복무시절 서해(서해 5도 - 백령도, 연평도, 우도, 대청도, 소청도)출동을 자주 나갔었기에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당시 저는 ROTC출신 해군 중위였고, 5함대 상륙함(LSD)에서 갑판사관으로 근무했었습니다만, 해군사관 출신 장교들과도 거의 동기처럼 지내서 그들이 주로 근무하는 고속정(PK,PKM,PGM등)에 자주 들락거리곤 하였습니다. 

그것도 묘한 인연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해군 제대후 항해사 근무하다 조선소 신조선 감독을 맡아 현대,대우,삼성조선 등에서 파견근무를 했었는데, 마침 부산 영도 조선공사에서 감독하고 있을 무렵, 한국호위함(FF) 사업과 함께 초계함 건조사업이 시작되어 초계함이 진수하는 모습들을 보곤 하였었습니다.

오늘 게시판을 둘러보다 보니, 저를 찾는 분들이 몇 분 계셨습니다. 아마 제가 해군 출신이어서 이번 천안함 침몰에 대해 어떤 근접한 의견을 낼 수 있기를 기대하셔서 그러셨던 것 같습니다만, 현재로선 딱 부러지게 무엇이다 라고 말하기가 좀 조심스럽다는 것이 1차적인 답변일 수밖에 없겠습니다.

이 사건을 규명하려면 최소한 침수의 1차적 원인인 선체파손 상황이 밝혀져야 하고, 그리고 선체파손의 원인인 폭발의 규모, 형태, 잔유물 등이 확인되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만 선체인양이 되어야 비로서 그에 근접한 결론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핵심적 증언의 내용이 매우 상반된 부분이 있습니다. 어떤 증인은 "후미부에 큰 구멍이 나서 침몰했다"고 하고, 함장은 실종자 가족에 대한 설명에서 "함장실에 오분간 갇혀있다 나와보니 배가 두 동강나서 후미부가 없었다"고 말하고 있어서 어느 것이 정확한 것인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존자와 목격자의 증언과 함께 지금까지 드러나고 있는 몇 가지 정황으로 보아 선체 후미부가 파손된 것이 분명하고, 그로인해 침수와 침몰로 이어진 것이 분명한만큼, 몇 가지 특징적 현상을 중심으로 고민해 보면 어느 정도 유추해 보는 것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여 조심스럽게 소견을 밝혀보겠습니다.


1. 큰 폭발

함장의 증언에 의하면 거대한 폭발이 느껴짐과 동시에 몸이 50센티 정도 떴다하고, 생존 장병 증언에 의해서도 몸이 뜰 정도로 큰 폭발이 감지되었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초계함에서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여러 가능성 중에서 가능성이 가장 낮은 것을 지워나가는 방식으로 따져 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우선 내부적 요인으로 인한 폭발과 외부적인 가해로 인한 폭발로 나누어 볼 수 있겠습니다.

(1) 내부적인 요인 중 '폭발물'에 의한 폭발 가능성

초계함은 76mm, 30~40mm 함포와 어뢰 6발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그 탄약과 어뢰를 저장할 탄약고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프랑스제 엑조세 혹은 미국제 하푼 미사일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미사일, 폭뢰, 탄약고가 폭발했을 가능성이 있었을까요? 저는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생각합니다. 

미사일이 폭발하는 경우엔 하부가 아닌 상부까지 완전히 날아가 버려야 하고, 어뢰나 탄약고 역시 그 부분이 폭발한다면 하부에 구멍이 나는 것이 아니라 상부쪽이 데미지를 입었을 겁니다. 따라서 폭탄류의 폭발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유류탱크의 경우는 어떨까요. 초계함은 디젤엔진에 가스터빈을 쓰고 있습니다. 따라서 연료는 초기 가동에 필요한 벙커A와 체인지 후 사용할 벙커C를 쓸 것인데, 그 자체로는 불이 잘 붙지도 않는 연료입니다. 통상 연료하면 휘발유를 떠올리기 쉬운데, 선박의 연료는 점도가 높은 시커면 연료(벙커유)라 자동차와는 다릅니다.

(2) 내부적 요인중 '사고'에 의한 폭발 가능성

내부적 요인중 '폭탄물'에 의한 폭발이 아닌 경우라면, 가장 가능성 높은 것이 기관부에서 엔진실 혹은 선체부위의 결함과 관련한 어떤 중요한 수리작업(용접 등)을 하던 중 사고가 났을 가능성을 들 수 있을 겁니다. 엔진 계통이든 윤활 계통이든 작업을 하다가 기관실 내 유증 혹은 인화물질에 점화되어 폭발이 유도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지요. 

연료(벙커A, 벙커C)나 엔진오일은 그 자체로서 점화성이 높지는 않으나, 그것이 증기가 되어 미립자가 되면 엄청난 폭발력을 가진 괴물로 변하는 것입니다. (엔진의 점화원리 자체가 뻑뻑한 원유를 뜨겁게 녹이고 유증으로 분사함과 동시에 스파크를 일으켜 폭발을 유도하여 동력을 얻는 방식이지요.)

유증 등의 미립자 폭발로 인한 사고, 그런 류의 사고는 흔히 발생합니다. 밀가루 제분공장에서 사이로가 폭발하는 경우도 있는데 매우 작은 밀가루 입자들이 가득한 상황에서 섬유의 작은 정전기가 점화 역할을 하여 큰 폭발이 발생하기도 하고, 자동차 정비공장에서 분체도료로 코딩하다가 그런 사고가 나기도 합니다.

즉, 엔진실에 연료든, 윤활유든 고압의 증기형태로 분사되어 가득한 상황에서 무언가 점화역할을 했다면 큰 폭발을 발생시켰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 경우 기관실에서 근무하던 장병들이나 그 인근에 숙소 혹은 사무공간이 있는 장병들을 그 폭발로 인한 1차적 피해자가 되었을 겁니다.

이 경우를 가상해 보는 것의 이유는, 함선이 거꾸로 뒤집어 진 상황에서 상당시간 머물러 있었는데 수십명의 대원이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다는 정황이 어떤 1차적 폭발로 인한 직접적 피해탓이 아닌가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3) 외부적 요인중 '충격'에 의한 파손 가능성 - 암초

외부적 요인이라면 우선 암초에 부딛친 경우를 상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이 경우, 당시 항해가 어떤 상황이었는지가 중요합니다. 전진이었는지, 후진이었는지, 아니면 정지 및 표류 상태였는지 그 상황이 중요합니다. 전진중 암초에 닿았다면 앞 주댕이 하부가 작살났을테고, 후진이라면 프로펠러쪽이 다쳤겠지요.

암초에 닿은 경우도 전혀 무시할 수 없는 것은, 서해안은 조류가 매우 빠르고, 해상 상태도 별로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바람도 세구요. 그리고 당시 수심은 25미터였는데, 평소 초계함보다 적은 사이즈도 그 정도 백령도에 접근해 항해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따라서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나 천안함이 그만큼 섬에 인접해 들어가야할 사유가 있었던 셈이지요.

그랬다가 선체 중앙 하부, 혹은 후미 쪽이 암초에 얹혀 외판이 찢어졌거나 구멍이 뚫려버렸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 '폭발음이 들렸다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있을 수 있는데, 선박이 암초에 얹힐 경우 그 충돌음 역시 장난아니게 큽니다. 순간적으로 선박이 끄덕 들리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겁니다.

조류와 바람이 선박을 사이드로 밀고 갔을때 그 덩치가 암초를 만나면 내부에 타고 있던 사람의 몸이 일순간 뜨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선박이 철판으로 되어 있어 매우 강하게 느껴질지 모르나, 실은 알미늄 그릇보다 약합니다. 선박 사이즈를 밥그릇 만큼 만들면 그 철판은 알미늄과 비교도 안될만큼 얇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암석에 닿으면 찢어지고 뚫리는 것은 예사입니다. 그만큼 암초가 무서운 것이지요. 그리고 만약 함장의 말처럼 함선이 두 동강이 난 것이 사실이라면, 암초일 가능성이 높은 것이, 군함처럼 단위무게가 많이 나가는 경우(함포, 무기등으로) 중앙 부분이 암초에 얹힐 경우 하중 모멘트로 인해 어느 부위가 부러져 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뢰나 폭뢰 등에 의해 함선이 두 동강 나긴 어려울 겁니다. 1차 폭발로 인해 2차 폭발이 유도되지 않는 한, 어뢰 폭뢰등의 폭발로 바로 함선이 두 동강 나지는 않을 겁니다. 상하로 움직이는 거친 파도 속에서, 선박 하부 어느 특정부위에 바위가 얹혀 피봇포인트 역할을 할 경우 선체가 뎅겅 부러지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해답은 천안함을 인양해 보면 즉시 답이 나올겁니다. 암초에 의한 파손인지, 폭발에 의한 파손인지 바로 답이 나오니까요.

(4) 외부적 요인중 '폭발'에 의한 파손 가능성

외부 충격에 의한 폭발이라면, 볼 것 없이 어뢰 아니면 기뢰겠지요. 어뢰라면 적국의 잠수함 혹은 잠수정으로부터 발사된 것이고, 기뢰라면 바다 속에 숨어있다가 센서 작동에 의해 공격하게 되는 것이지요.

적국의 초소형 잠수정이 은밀하게 접근하여 천안함 후미에서 공격하고 사라졌을까요? 모를 일입니다만, 그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밝혀내는 것은 거의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만약 그랬다고 가정한다면 그 이유는 '지난 번 연평도 해전에서 초죽음으로 걸레되어 돌아갔던 북 쾌속적 피격 사건''에 대한 복수차원일 가능성이 높을 겁니다. 

외부적 요인중 '폭발'에 의한 파손 가능성 중 그래도 가장 젠틀한 것이, 북에서 그들 해역 내에 설치해 둔 기뢰가 해류에 떠내려와서 하필 그날 천안함 후미에 닿아 사고를 친 경우가 될 것입니다. 음향 감지 센서인 경우 천안함 프로펠러 소리가 기뢰를 끌어들인 셈이 되는 셈이지요. 아무튼 기뢰 역시 고의 혹은 우연일 수 있는 정황입니다.


2. 급속한 침몰이 의미하는 것 - 그로부터 유추

거의 손 쓸 겨를 없이 침수되고 결국 가라앉은 부분에 주목해 보면, 파손 부위가 매우 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이 순식간에 들어찬 것이지요.

군함의 경우 어지간한 침수 사고에 대비한 훈련이 거의 일상생활화 되어 있기 때문에 침수사고에 대한 현장 보수 능력이 매우 탁월합니다. 따라서 어지간히 찟어지거나 구멍이 뚫리지 않고서는 저토록 빠른 속도로 침수.침몰하는 경우는 상상하기 매우 어려운 케이스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어느 정도 격벽으로 구획이 나뉘어져 있고, 방수 도어로 밀폐가 가능하기 때문에 상당부분 침수를 지연시킬 수 있을터인데 그토록 빠르게 침수되었다는 것은 데미지 부위가 전후로 길게 발생했을 가능성, 그렇다면 그것은 함선이 함초에 걸려 진행방향으로 길게 찢어졌을 가능성을 높게 만듭니다. 

특히, 함장이 충격과 함께 급속히 오른쪽으로 함선이 기울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우측 하부 쪽에 깊고 길고 큰 데미지가 발생했을 가능성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들었음직한 '큰 폭발음'이 어떤 폭발물의 폭발에 의한 것이라면, 암초의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것은 물론입니다.


3. 가장 아쉬운 점

이번 초계함 침몰 소식을 접하며 가장 아쉬운 점은, 왜 UDT(수중폭파대)든 SSU(심해잠수부)든 긴급히 투입시키지 못하는가 입니다.

인천에서 날아오면 수십분, 진해에서 날아와도 한시간 반이면 닿을 것이고, 그 이후라도 수심 25m에 가라앉은 함선의 구석구석 뒤지지 못할 것이 없을텐데, 왜 그것이 불가능한가.. 하는 점입니다.

야간이라서, 기상이 나빠서.. 그런 것은 전혀 이유가 될 수 없습니다. 아군 포로를 구하기 위해 적진 깊숙이 특공대를 보내야 하는 상황과는 비교도 안될 터인데 말입니다.

세계에서 조선 능력 1위인 나라에서 지금까지 재난구호용 소형정 하나 없어서, 겨우 수심 25미터에 가라앉은 선박에 접근하지도 못해 쩔절 맨다면 아프리카 콩고 사람들이 웃겠습니다. 

군에서 일어난 일이니, 군 당국자가 책임을 져야 할 일일지 모르겠습니다만, 국가재해나 재난으로 본다면 역시 책임져야 할 사람들 적지 않겠습니다.  

도대체 벙커에는 일찌감치 들어앉아 무엇들을 하는지 참 궁금합니다. 허긴 뭐 대부분 군대 용어를 모르는 사람들만 모여있으니, 통역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그런걸까요..


독고탁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256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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