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애원한다. 착한 국민 가슴에 더 이상 대못 질 하지 말라.

순수한 남자 2010. 4. 4. 12:37

애원한다. 착한 국민 가슴에 더 이상 대못 질 하지 말라.
번호 128655  글쓴이 이기명 (kmlee36)  조회 804  누리 435 (435-0, 12:59:0)  등록일 2010-4-4 08:52
대문추천 24


애원한다. 착한 국민 가슴에 더 이상 대못질하지 말라.
제발 좀 정직하자. 내 새끼라고 생각하고 정직하자.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4-04)


천안함 침몰 유가족들이 ‘구조중단 요청’을 했다고 한다.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기적을 간절하게 기도할 가족들인데
구조중단을 요청했다.

구조과정에서 한주호 준위와 같은 또 다른 희생자가 더 나오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내 자식 소중하듯 남의 자식도 소중하기 때문이다.
가슴이 멍해진다.

이토록 착한 국민이다. 이명박 정권은 부끄럽지 않은가.
지금 이런 국민의 가슴에 대못질을 하고 있는가.
하늘을 못 볼 것 같다. 벼락을 맞을까 겁이 나서 못 볼 것이다.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서 정부는 정직하다고 믿는가.
한 번 자신에게 반문해 보라.

정권안보에 눈이 멀어 제정신이 아니라 해도
깊은 밤하늘을 보면서 서해 차디찬 바닷물 속에 눈도 못 감고 숨져 있을 젊은이들을 생각해 보라.

그들이 바로 천금 같은 내 새끼라고 생각해 보라.
자신 같으면 지금 정부가 발표라고 하는 것들을 믿을 수 있겠는가.

군이란 특수성으로 기밀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생존자 58명을 격리연금시켜 놓고 가족도 만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할 짓인가. 이들이 전염병 환자인가.

다 같은 시계인데 왜 이리 발표시간은 다른가.
군이 발표하면 ‘네 맞아요!’ 하면서 다 믿을 줄 아는가.

우리 국민들 이제 만만하게 순진하지 않다. 이명박 정권이 얼마나 거짓말을 밥 먹듯 했는데 믿으라고 한단 말인가. 정부 말 믿지 말라고 열심히 교육시킨 게 누군가. 심지어 반대로 해석하면 된다고 한다.

믿을 걸 믿으라고 해야지. 영국의 ‘화이낸셜 타임스’가 이명박 정권을 괴물이라고 했다. 차라리 괴물이라면 체념이나 하고 살지.

거짓말도 한 두 번이지 이제는 쩍 하면 입맛이다. 학습효과다. 교육의 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내 새끼들이 왜 어떻게 죽었는지 이유는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사실은 이렇게 됐습니다. 모든 책임은 우리한테 있습니다.’
사실대로 고백하면 된다. 잘한 것은 잘한 대로 당당하게 말하고
잘못한 것은 사죄하고 책임지면 된다.

살인을 해도 정상참작이라는 것이 있다. 북한과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해역에서 돌발 상황이 왜 발생하지 않겠으며 군인도 사람인데 왜 실수인들 발생하지 않겠는가.

바로 이것을 솔직하게 밝히라는 것이다.
국민들이 의심을 하고 있다. 벌써 북한관련 이런저런 미확인 정보를 흘리며 이른바 전매특허인 북풍을 만들어 내 국민의 애국심에 불을 지르려고 한다는 것이다.

어뢰다. 기뢰다. 암초다. 온갖 가능성을 다 열어 두었다고 한다.
어느 정신 나간 한나라당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이렇게 묻는다.

‘북한 잠수정이 꽃게잡이 배 틈에 끼어서 들어 올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 국방장관은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대답한다.

이렇게 질문을 하면 뭐라고 대답을 할까. 서해 용왕이 심심해서 장난을 한 것이라고. 도대체 질문 같은 것을 하고 대답 같은 것을 해야지 기건 국민 데리고 농담 따먹기 하는 것이 아니고 뭔가.

사람은 다급한 처지가 되면 제정신이 아니라고 한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하는 짓이 꼭 그것이다. 그러나 한 가지만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진실을 영원히 숨길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말하지 않던가. 한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현장에서 살아남은 58명의 입이 있다. 지금 군인으로 명령을 따른다 해도 옷 벗으면 명령은 휴지다. 연금시키면 단가. 격리시키면 끝인가.

방법은 유일하게 정직하게 모든 것을 소상히 밝히는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아무리 일을 열심히 한다 해도 가장 큰 장애는 국민이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슨 소리를 해도 불신의 벽을 넘지 못한다. 명박산성을 넘기는 식은 죽 먹기지만 불신의 벽은 난공불락이다.

거짓말의 토대위에서 출발한 정권이다. 747이 그렇고 세종시가 그렇고 4대강이 그렇다.

이명박 후보의 BBK 광운대 고백을 잊었다고 생각하는가.
대통령이 됐으니 전과 기록을 전부 잊고 있을까.
경제만은 살린다는 약속이 지켜지리라고 믿고 있을까.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발언의 진실이 무엇이라고 믿고 있을까.
노무현의 자살은 타살이라고 믿는다. 한명숙 사건은 어떤가.

제대로 경례조차 받을 줄 모르는 대통령 국무총리 비서실장 국정원장 등 군 면제자들이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아무리 날밤을 지새우며 대책회의를 해도 국민의 가슴에 얼마나 전달이 될까. 코웃음 친다.

불행이다. 정직을 외면한 정권의 불행이다. 국민의 불행이라.

이제 4월이 왔다. 1960년 4월 19일 휴가병의 신분으로 4.19 현장에 있었던 자신을 되돌아본다.

소방차에 매달려 ‘독재타도’를 외치던 시민과 대학생들이 총알을 맞아 굴러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서대문 이기붕 집 앞에서 총을 맞은 같은 부대 전우도 있었다. 반공회관 불타는 것도 보았다. 정권 홍보지였던 서울신문이 타는 것도 통쾌하게 바라보았다.

지금도 서울신문 앞을 지나가며 조선일보로 시선이 간다. 동아일보로 시선이 간다. 서소문로를 지나면서 중앙일보를 본다.

여의도 KBS 앞을 지나가며 정연주와 김인규를 생각한다. 남대문에서 YTN 표완수와 배석규를 생각하고 MBC를 보면서 엄기영과 김재철을 생각한다. 당당한 앵커 신경민이 그립다.

왜 또 눈물이 흐르는가.
서해 바다 차디찬 바다 속에 눈도 못 감고 누워 있는 사랑하는 새끼들을 생각해서일까.

지금 천상에서 하염없이 서해를 바라보며 가슴 아파할 노무현 대통령이 생각나서일까. 구조 활동 중단을 요청한 45명 유족들의 단장의 가슴을 생각해서일까.

‘강압챔버’만 준비했어도 살았을 고 한주호 준위의 빈소인 성남병원에서 ‘고인의 숭고한 뜻을 기리기 위해 기념사진을 찍었다’는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품격 높은 영혼을 기려서일까. 자꾸만 눈물이 난다.

더 이상 착한 국민 가슴에 대못질하지 말라.
정직해라. 내 새끼라고 생각하고 정직해라.

 

2010년 4월 4일
이 기 명(전 노무현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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