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면제 ‘국가안보관계장관’들 교체하는 게 옳다
국방의무 면제자들의 안보관을 믿고 살아야 하는 국민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3-28)
체험이란 직접 자기가 겪은 것이다.
사람들은 체험의 중요성을 말한다. 체험처럼 좋은 교육은 없다고 한다.
군대생활이 비록 고생스럽기는 하지만 매우 중요한 체험이다.
그래서 군대를 갔다 와야 사람이 된다고도 했다.
군대는 바보도 똑똑한 인간으로 만들고 똑똑한 인간은 더욱 똑똑하게 만든다고 한다. 군대 갔다 오더니 사람이 달라졌다고들 한다.
남북대치 상황이 첨예한 한국의 경우, 안보는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안보는 무엇인가. 국방이다. 나라를 지키는 일이다.
백령도 인근 서해에서 너무나 불행하고 끔찍한 일이 발생했다.
1,200톤급 초계함이 한밤중에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두 동강이 났다고 한다. 초계함에 탑승한 승조원 46명이 실종됐다.
초계함은 순식간에 침몰했다. 함장의 말로는 1초 만에 침몰했다고 했지만, 순식간이란 느낌을 그렇게 말했다고 한다. 이해한다.
원인은 초계정이 인양되어야 알 수 있다고 하니 한참 걸릴 것이다. 실종 장병의 가족들이 오죽하랴. 가슴이 까맣게 타들어 갈 것이다. 내가 당하지 않아도 잘 안다.
장부 당국도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줄을 잘 알 것이다.
‘국가안보관계장관회의’가 청와대 지하 벙커에서 계속 열리는 모양이다. 대통령도 모든 일정을 취소했다고 한다. 당연하다.
SBS의 속보 자막이다.
“2함대 소속 초계함 1척 북한 공격으로 침몰, 104명 탑승, 생존자 9명”
연합뉴스는 <천안함, 북이 공격했을까? …왜> 라는 보도를 했다.
이를 보고 국민들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뭔가 터지는구나 하고 라면 사재기를 하지 않았을까. 우리 언론들 다시 한 번 진면목을 과시했다.
오보로 판명됐으니 다행이지만 제발 정신 좀 차려라.
일은 벌어졌다. 흉흉한 민심을 빨리 수습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침몰사고의 진상을 하루속히 국민에게 소상하게 알려야 하는 것이다.
‘국가안보관계장관회의’가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열리든 국방부에서 열리던 그런 것은 문제가 아니고 속히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안보관계장관회의’는 국가안보를 논의하는 최고의 기구다.
대통령을 비롯해서 고위안보관계자들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을 보면서 걱정이 앞선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당연한 질문을 할 것이다.
그들의 면면을 살펴보자.
국가안보관계장관회의 참석자 명단과 군 복무 내용이다.
이명박 - 대통령 (군 면제)
정운찬 - 국무총리 (군 면제)
정정길 - 대통령실장 (면제)
김태영 - 국방부장관 (합참의장 만기전역)
원세훈 - 국정원장 (면제)
안상수 - 한나라당 원내대표 (면제)
최시중 - 방통위 (일병귀휴)
강만수 - 특별보좌관 (면제)
윤증현 - 재경부장관 (면제)
정종환 - 국토해양부장관 (면제)
이만의 - 환경부장관 (면제)
김황식 - 감사원장 (면제)
대통령과 대통령 유고 시 권한을 대행하는 국무총리, 실제적으로
안보에 관한 한 대단한 결정권을 가진 국정원장이 군대를 체험하지 않았다. 물론 당당한 이유는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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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대통령이 27일안보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천안함 침몰사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 청와대 제공 |
이들은 워낙에 탁월한 인재들이라 국 복무를 하지 않았어도 복무한 것 이상으로 국방의식이 투철할 것이다.
또한, 군대 체험이라고 해도 영화나 소설을 보고 가끔 방문하는 군부대 위문을 통해 간접체험을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이 몸으로 체험한 군대경험과 비교를 할 수 있으랴.
여기서 강조되는 것은 체험한 사람과 체험하지 않은 사람은 인식의 차이가 엄청나다는 것이다. 고생스러운 군 생활을 하면서 나라 사랑을 배우고 전우애를 알게 되고 이 체험은 죽을 때까지 가슴에 남는다.
군대 얘기만 나오면 밤새는 줄 모른다.
새삼스럽게 긴소리 늘어놓을 필요가 없다.
지금은 매우 중대한 사태가 벌어진 국가 위기 사태다.
강을 건너갈 때는 말을 바꿔 타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번 사태가
규명된 이후에 대통령은 국가안보회의를 개편해야 한다.
대통령이야 임기가 있으니 도리 없지만, 최소한 군대 밥을 먹은 사람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안보관계자회의가 <군면제자회의>라는 비웃음의 대상이 되어서는 나라 꼴이 안 된다.
그들이 재능을 발휘할 자리가 다른 곳에 얼마나 많은가.
그들이 국가안보회의 참석자라는 것은 아무래도 맞지 않는다.
국민의 분노를 가볍게 보지 말라. 지금 국민은 끓는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경우는 많다.
※ 본인의 군번은 1043XXXX. 병장 만기 제대.
2010년 3월 28일
이기명 (전 노무현 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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