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안상수 의원. 거짓말 고백하고 나니 기분이 어떻소.-

순수한 남자 2010. 6. 23. 09:59

안상수 의원. 거짓말 고백하고 나니 기분이 어떻소.-
번호 175380  글쓴이 이기명 (kmlee36)  조회 4667  누리 1107 (1107-0, 54:155:0)  등록일 2010-6-22 15:03
대문 76


안상수 의원, 거짓말 고백하고 나니 기분이 어떻소
지도자로서 자격상실 판정이니 욕심 버리시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6-22)


먼저 정치인의 새빨간 거짓말을 풍자한 개그 선물 한 토막.
그래서 새빨간 문자를 선택했다.

개그 1

정치가들을 가득 태운 버스가 시골길을 달리다 갑자기 도로를 이탈해 밭에 처박혔다. 요란한 굉음을 듣고 농부가 달려왔다. 농부는 정치가들을 묻기 위해 큰 무덤을 팠다.

몇 시간 뒤 경찰차가 지나가다 사고 난 버스 잔해를 목격했다. 경찰은 늙은 농부에게 정치인들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물었다. 농부는 정치인들을 모두 땅에 묻었다고 말했다.

“그들 모두가 죽었나요?” 경찰이 물었다.

농부가 답했다.

“몇 명은 자긴 안 죽었다고 했지만 정치인들의 거짓말 잘 알잖아요.”


개그 2

신부님과 국회의원이 강물에 빠졌다. 구조대가 달려와 국회의원을 먼저 구해냈다. 왜 신부님을 나중에 구했느냐고 물으니 구조대원 왈.

“강물이 오염될 것 같아서”라고 대답했다.

정치가들의 거짓말은 하는 정치가나 듣는 국민이나 당연한 것처럼 여긴다. 국민을 위해서 정치를 한다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밥 먹듯 하고 잘못은 전혀 뉘우치지 않으니 국민의 불행은 정치가들의 거짓말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이다.

영국 의사당에는 금기어가 있다고 한다. 거짓말쟁이라는 말이다. 우리의 의사당은 어떤가. 거짓말 사례를 꼽으라면 끝도 한도 없다. 신성하다는 의사당에서 거짓말을 하는 공무원들도 부지기수고 추궁하는 의원들의 거짓말도 한이 없다.

이른바 지도급 정치지도자라는 사람들의 거짓말은 이제 이에서 신물이 난다. 사람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런데도 어쩜 그렇게 당당하고 늠름한가. 정직한 사람이 부끄러울 지경이다.

요즘 유명정치지도자의 거짓말이 여의도 정치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주인공은 한나라당의 원내대표를 지낸 안상수 의원이다. 한나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안상수 의원이 자신에게 제기됐던 ‘봉은사 명진 스님 축출 외압설’을 시인하고 유감을 표시했다. 빠른가. 늦은가.

“봉은사 관련, 명진 스님과 김영국 씨가 한 발언 내용은 작년 11월의 일이라 오래돼서 자세히 기억하긴 어렵지만,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명진 스님과 봉은사 신도들께 심려를 끼쳐 드려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6월 21일 한나라당 대표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에서 그는 고백했다. 전에는 뭐라고 했기에 새삼스레 고백을 하고 사과를 하는가.

그는 봉은사 주지 명진 스님을 퇴출하라는 압력을 가한 주인공으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고 종교계는 물론 국민의 지탄을 받았다. 그때 그는 어떤 처신을 했을까. 당당하게 말했다.

“정부 여당의 원내대표가 감히 신성한 종교단체인 조계종 측에 외압을 가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실제 어떠한 외압을 가한 일이 없다. 난 명진 스님도 모른다.”

당연한 말이다. 어떻게 그런 무도한 짓을 할 수가 있단 말인가. 국민들은 안상수의 말을 당연히 믿었다. 4선 의원이며 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을 역임했고 한나라당의 원내 대표를 한 중량급 정치인이다. 안상수에게 그런 혐의를 씌운 인간들이 비난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인가. 자신이 명진 스님 퇴출발언을 한 장본인임을 고백한 것이다. 아아 이럴 수가. 정말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온다.

시간을 과거로 돌려보자. 2009년 11월 13일 오전 7시 30분경,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 대표는 시내 한 호텔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만난다. 그 자리에는 국회 문체위원장인 고흥길도 함께 있었다.

“현 정권에 비판적인 강남 부자 절의 주지를 그냥 놔두어서 되겠느냐?”

이것이 안상수가 했다는 발언의 핵심이다. 안상수와 자승 스님은 아니라고 딱 잡아 땠지만 이들의 만남을 주선하고 동석했던 김영국은 안상수의 발언을 기자회견을 통해 확인했다. 이를 어쩌나. 그러나 안상수는 뱃심 좋게도 명진 스님이 누군지도 모른다고 딱 잡아 땠다. 인간의 얼굴을 확 벗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게 안상수의 마음대로 만만하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그의 세속의 정치적 욕심이 앞을 막은 것이다. 한나라당은 전당대회를 맞이했고 안상수는 당 대표 자리에 욕심이 났다. 헌데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해야 한다. 걸림돌이 있다. 자신이 놓은 덫이다.

기자들이 출마선언만 얌전히 들어줄까. 혹시 좌파 명진 스님 축출문제를 들고 나오면 뭐라고 하지. 그냥 딱 잡아뗄까. 망설였다. 겁이 난다. 하지만 피할 수 없는 술잔이다. 내가 마셔야 할 잔이다.

안상수는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어차피 국민들은 까마귀 고기를 먹었다. 조금만 시간이 가면 잊어버린다. 더구나 조중동이 있지 않은가. 우리 언론의 품질을 너무나 잘 안다. 안상수는 고백했다. 그런데 기왕에 고백을 한다면 화끈하게 고백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아니다.

“작년 11월 일이라 오래돼 기억하기 어렵지만, 만약 그 발언이 사실이라면 명진 스님과 봉은사 신도님들을 향해 사과하겠다.”

아니 이게 뭐야. 애들 장난하는 거냐. 국민들은 웃다가 화가 났다. 에라이. 이렇게 국민을 무시해도 되는가. 안상수는 사법고시에 합격한 검사출신이다. 그러나 이것이 안상수의 한계였다. 그런 안상수가 한나라당 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이 역시 한나라당의 한계였다.

그럼 진짜 안상수란 어떤 인물인가. 국민들의 머릿속에 기억되는 안상수는 어떤 인간인가.

국민들은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역사적 명언을 기억한다. 독재의 종지부를 찍고 역사를 바꾼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밝혀낸 검사로 안상수를 기억한다. 내막은 좀 복잡하지만 그렇게들 기억한다.

좋지 않은 기억도 있다. 그는 고령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고 한다. 세간에는 안상수가 병역을 기피하며 고시공부를 했다고 한다. 그래서 명진 스님은 안상수에게 병역기피자라고 호통을 쳤다. 그가 한나라당 대표가 되면 대통령과 국무총리 당 대표가 모두 군대를 가지 않은 당·정·청이 된다고 한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 사법고시 동기다. 언제인가 후원회 사무실에 안상수가 나타났다. 정말 대단해 보였다. 역사를 바꾼 저런 인권 검사를 실제로 보게 되다니 너무 감격했다. 세월은 가고 안상수는 국회의원이 되고 이제 국민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명진 스님을 좌파스님으로 몰아 절에서 쫓아내라고 하는 정치지도자가 됐다. 그래서 더욱 유명해 졌다.

세종시 계획 수정은 좌파 정권이 박아 놓은 대못을 뽑는 것이라며 민심을 외면했고 재판의 불만이 있으면 좌파 판사 탓으로 돌렸다. 심지어 여중생 성폭행 사건도 좌파의 이념교육 때문이라고 했다.

지난해 7월22일 한나라당이 언론 관계법을 강행처리 할 때 여당을 진두지휘했던 인물도 바로 안상수 원내대표였다.

그런 안상수가 당 대표가 된다면 계층 간, 지역 간, 세대 간, 이념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소통하겠다고 했다. 믿어지는가. 한나라당을 변화시키고 개혁을 이루어내겠다고 공약을 했다. 이건 자기 부정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그런 안상수가 잘못을 사과했다. 자기가 한 말이 ‘사실이라면’이라는 단서를 치사하게 달았지만 자신은 진솔하게 사과했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이를 진정한 사과라고 생각할 국민은 없다고 믿는다.

이제 안상수 의원을 위해서 진심으로 충고한다.

한나라당은 집권당이다. 국민에 대해 무한 책임을 지는 정당이다. 국민들 속에는 청소년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들을 제대로 키워야 한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거짓말을 하고 그것을 숨기고 당 대표 출마를 위해 마지못해 거짓말한 사실을 고백했다고 하면 정말 배울 것이 없다.

그렇지 않아도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의 도덕성은 출발 때부터 국민들이 걱정했다. 이런 국민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생각이라면 안상수는 당 대표 출마를 접어야 한다.

국민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어떻게 거짓말쟁이가 집권당의 대표가 된단 말인가. 그가 설사 당 대표가 된다 한들 어느 누가 그의 말을 믿을 것인가.

 

2010년 6월 22일
이  기  명(전 노무현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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