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노사모다. 노사모가 죄냐. 잡아가 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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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7-09) 노사모는 세상이 다 아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다. 대한민국 안에 수도 없이 많은 그런 모임의 하나다. 왜 우리를 죄인 취급 했는가. 노무현을 사랑했다는 죄다. 성실한 기업인으로 살아가던 김종익은 노사모라는 단 한 가지 이유로 모든 것을 잃었다. 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 국무총리실의 공직윤리지원관이라는 이인규가 김종익을 ‘노사모’의 핵심으로 찍어 집요하게 내사와 수사를 했고 그의 모든 것을 빼앗은 것이다. 김종익을 경찰에 넘긴 보고서에 “노사모 핵심멤버”라고 못을 박았다. 핵심멤버라는 무엇인가. 노무현을 열심히 사랑한단 말인가. 골수분자란 말인가. 2008년 11월17일 지원관실이 동작경찰서로 넘기면서 이렇게 기록했다. 중죄인이다. “노사모 핵심 멤버로 활동하였으며 내사가 진행되자 9월21일 일본으로 도피했다” 나도 노사모다. 우리 가족도 모두 노사모다. 살이 떨린다. 언제 나를 불러 조사할지 모른다. 벌써 내사를 했을지 모른다. 어디 나뿐인가. 12만 명이 넘는 대한민국의 노사모와 해외에 사는 많은 노사모 회원들이 내사를 받고 불이익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겁이 나서 입 다물고 살지 모른다. 이건 사람 사는 세상이 아니다. 김종익에 대한 조사는 집요하고 치밀했다. 경찰과 검찰은 그를 네 번이나 불러다 노사모와의 관련성과 고향이 같다는 이유로 이광재 의원과의 친분과 시민사회단체 활동 등을 중점적으로 조사했다. 처음 조사할 때 ‘정치단체에 가입한 적이 있느냐’ ‘노사모 핵심멤버로 활동하지 않았느냐’ 등 집요하게 캐물었다. 심지어 검사는 법인카드로 구입한 상품권을 현금으로 바꿔 촛불집회 자금으로 주지 않았느냐고 치사한 질문까지 했다. 김종익은 쫄딱 망했다. 노사모라는 이유다. 노사모 가입은 무슨 죄의 해당이 되는가. 합법적인 선거에서 당선된 대통령인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가입한 것이 죄이고 그래서 조사를 받는다면 그를 선택한 대한민국 국민도 사찰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닐까. 정적을 사랑하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정적을 도와주라고 하지도 않는다. 마음속으로는 미워해도 좋다. 그래서 전임 대통령은 목숨을 끊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증오를 어디까지 계속할 것인가. 사랑했다는 것만으로 죄를 묻는다면 대한민국은 마음대로 인간을 사랑할 수조차 없는 그런 나라란 말인가. 눈물이 쏟아지고 가슴이 무너진다. 무슨 부모 때려죽인 원수라고 이토록 미워한단 말인가. 비록 이명박 대통령을 사랑하지 않고 한나라당을 사랑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노사모도 대한민국의 국민이며 세금 내고 병역의무 다 하는 선량한 국민이다. 왜 이들이 역적이라도 되는 듯이 뒷조사를 하고 불이익을 준단 말인가.
노사모는 2000년 6월6일. 대전의 한 지하카페에서 창립했고 10년이 이 지난 지금 회원은 12만이 넘는다. 나는 노무현후원회 회장이었다. 강원도에서 지사로 당선된 이광재 지사 후원회장이다. 부천에서 시장으로 당선된 김만수 시장 후원회장이다. 7·28 재보선에서 은평을에 출마한 국민참여당 예비후보 천호선의 후원회장이다. 노사모로 말하면 골수분자다. 이광재 지사의 경우 그와 고향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김종익 노사모 회원이 그토록 고통을 당하고 인생을 망쳤는데 이광재 지사의 유죄판결도 순수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가 오로지 내 생각이 불순하기 때문만일까. 한명숙 전 총리도 김두관 경남지사도 안희정 충남지사도 그리고 그 많은 지방자치단체장 당선자들도 노무현 대통령을 사랑하는 마음은 한결같은데 그들도 김종익처럼 표적 사찰을 받지 않았을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한명숙 전 총리는 지금도 민주당 당사에서 농성을 한다. 66세의 할머니가 농성을 하는 모습을 보며 세상을 원망한다. 이광재 지사는 찜질방에서 잠을 잔다. 모두가 내 탓이오 라는 자책의 의미도 있겠지만 알지도 못하는 김종익의 행복하던 인생이 무너진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 것인가. 정말 정치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을 하면서도 뾰족한 방법이 없어 답답하다. 노무현 대통령에게 가장 바람직한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한다던 약속은 죽음으로 돌아왔다. 12만 노사모가 어떤 불이익을 당할지 아무도 모른다. 정치권력의 횡포를 정면에서 비판하는 서프라이즈에 대한 목 조르기가 도처에서 감지된다. 여기저기서 조심하라는 충고를 듣는다. 천안함 사건의 문제점을 정면에서 제기한 서프라이즈 대표 신상철은 이미 고소를 당했다. 명예훼손이라고 한다. 검찰의 소환을 받고 며칠씩 장시간 조사를 받았다. 예사로 느껴지지가 않는다. 그러나 신상철은 당당하다. 조중동을 면전에서 공격하는 서프라이즈가 눈에 가시보다 더 미울 것이나 서프라이즈는 결단코 무릎 꿇지 않는다. 우리에겐 12만의 노사모가 있고 힘들게 지원하는 전 세계 ‘서프앙’들이 있다. 결코 겁내지 않는다. 우리가 가는 길이 옳은 길이라면 설사 표적사찰이 아닌 감옥에 가더라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침묵하는 것보다 마음이 호수처럼 편하다. 정치권력의 수족으로 맹목적 충성하는 막가파의 저돌 행위를 우리 노사모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엎드려 포기할 것인가. 아니다. 포기하기에는 우리의 참 다운 인생이 너무나 소중하지 않은가. 권불십년이라고 했다. 어떻게든 살아남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좋은 세상 만들어야 할 것이 아닌가. 포기하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노사모는 불사조다. 맨 주먹뿐인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든 원동력이 됐다. 자부심과 긍지로 살아온 노사모다. 어떤 고난이라도 견디지 못할 것이 없다. 노무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져 세상을 하직했어도 이렇게 꿋꿋이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가슴속에서 활화산처럼 타오르는 분노를 삭이며 마음속 촛불을 켜고 있지 않은가. 똥통에 머리를 박고라도 살고 싶다는 사형수의 소망이 있지 않은가. 김종익처럼 당할 수는 없다. 노사모는 살아야 한다. 반드시 살아남아야 한다. 한나라당의 남경필이 한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대통령이 무너지려고 한다. 이건 당이 아니라 나라가 망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것도 ‘레임덕’의 또 다른 변형이다. 노사모!! 오늘의 고통과 분노를 이겨내지 못하면 우리는 노사모가 아니다.
2010년 07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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