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세계 해상풍력시장에 도전장
올 8월 제주서 3MW급 실증운전 돌입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서는 아시아 최초로 이뤄지고 있는 3MW급 육·해상 풍력발전시스템 조립작업이 한창이다. 발전용 연료전지 시스템, 석탄가스화 복합화력 발전소 등 ‘플랜트’ 위주의 신재생에너지에 집중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지난 2006년에 정부 R&D 과제로 시작한 3MW급 풍력발전기(모델명:WinDS3000TM) 개발 사업의 첫 성과물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것이다.
관련 부품 테스트를 거쳐 창원공장에서 조립 중인 이 시스템은 우선 오는 8월 제주도에 설치돼 육상실증운전에 들어가게 된다. 두산중공업은 1년간의 시험운전을 통해 운전데이터를 확보하는 한편 국제인증을 획득하는 등 신뢰도를 높여 내년 중으로 양산,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2011년에는 실제 해상에 설치하고 실증운전을 하면서 본격적인 국내외 해상풍력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이처럼 2012년까지 국내 실적을 확보하고, 해외시장에 도전함으로써 2020년경에는 세계 풍력시장에서 ‘글로벌 톱 3’ 자리에 올라선다는 것이 목표다.
두산중공업 진종욱 팀장은 “3MW 시스템은 국내 개발 제품 중 최대 규모인데다 세계적으로도 3MW급 이상을 개발한 업체는 많지 않다”며 “경쟁력 있는 모델인 만큼 수출에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3MW 풍력발전시스템은 한국 바람의 특징을 결정짓는 태풍과 난류의 영향을 고려하여 70㎧의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는 것이 두산중공업의 설명이다.
또한 증속기 최적설계를 통해 중량을 줄여 경쟁력을 높였다. 발전사업의 경제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발전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풀 컨버터(Full Converter)’를 적용한 영구자석형 발전기를 사용했다. 세계시장을 겨냥해 주파수 변환도 쉽게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60㎐시장인 우리나라와 미국 외에도 50㎐인 중국, 인도, 동남아, 유럽에 수출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바다의 염분에도 견딜 수 있도록 부식 위험이 없는 소재와 설계를 적용했다. 대형크레인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손실을 입지 않도록 자체 크레인을 장착해 운전정비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했다.
진종욱 팀장은 “세계 풍력시장은 최근 5년간 연평균 25% 이상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2013년에는 58GW, 116조원 규모로 현재보다 두 배 이상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와있다”며 “해상풍력의 경우 민원소지가 적고 양질의 바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미래 신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풍력분야에서) 후발주자기는 하나 발전설비 전문기업으로서 지난 30년간 쌓아온 영업, 설계, 제작, 품질관리 노하우를 갖고 있다”면서 “독자적인 원천기술로 빠른 시간내 세계적인 풍력업체로 도약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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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이 개발 중인 3MW 나셀 개념도. |
전남 신안 400MW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박차’
건설사에서 신재생에너지 ‘녹색기업’으로 변신
포스코건설은 에너지사업 비중을 30%까지 늘리고, 2018년 전체 매출의 10%를 에너지 부문에서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지난 2006년 건설업계 최초로 에너지사업본부를 신설한 이래 집단에너지를 비롯해 조력, 생활폐기물(RDF), 태양광, 연료전지, 풍력 등 알짜배기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한데서 나온 자신감이다. 최근에는 ‘4대강 살리기’ 사업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소수력발전사업에도 주목하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특히 해상풍력 분야에서 가장 앞선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9월 포스코건설은 전라남도와 여수시, 고흥군, 영광군, 완도군, 신안군 등 지자체와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맺었다. 2015년까지 약 2조 5000억원을 투자해 여수시 여자만, 고흥군 득량도, 영광군 백수읍 해안, 완도군 어룡도, 신안군 임자도 등 전남 서남해안 해상에 700MW 정도의 초대형 발전단지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이에 따라 두 달 뒤인 11월, 전남 신안군 임자도에 풍황 계측기를 설치한데 이어 1곳을 선정해 지질조사에도 착수했다. 지난 4월에는 남동발전과 조류 및 해상풍력발전단지를 함께 건설하자는 내용의 MOU를 체결했다.
강원도 원주시 백운산, 횡성군 청태산을 비롯해 전남 신안군 임자도, 전남 해남군 비룡산에 총 500MW 규모의 육·해상 풍력발전단지를 세우고, 인천시 덕적도와 신안 해상에 각각 200MW, 260MW 규모의 조류발전소를 세우기로 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분 투자와 EPC를 맡는다.
차태선 포스코건설 신재생에너지그룹장은 “자체조사 결과 우리나라에서 해상풍력 입지를 갖춘 곳은 전남지역, 그 중에서도 영광-해남-완도를 잇는 지역이 최적지인데 이 중에서도 신안이 가장 풍황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그룹사간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월 초 인수한 플랜트 엔지니어링기업인 대우엔지니어링의 에너지 및 토목사업에 대한 설계 역량을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조만간 내부 워크숍도 진행할 예정이다. 포스코는 바닷물에 강한 내식성이 우수한 강종을 개발하기로 했다. 염분에 강하면서도 가볍고 튼튼한 강종을 개발해 시스템 중량을 줄이게 되면 운반, 설치도 한결 수월할 수 있다.
이처럼 포스코건설의 거침없는 해상풍력발전사업 추진 배경에는 태기산풍력발전(40MW)의 성공도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말 준공한 이 발전소는 아직 안정화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높은 수익을 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15일에 UN의 CDM사업으로 최종 등록돼 1년 후부터 탄소배출권(CERs) 판매도 가능하게 됐다. 2007년 4월부터 연 6만톤 정도의 감축실적을 인정받았다. 태기산풍력은 또한 자연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지역주민과의 대화를 통해 발전소를 건설한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차태선 그룹장은 “이번 해상풍력사업이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보니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태기산풍력 경험을 살려서 국내 해상풍력의 이정표를 세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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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의 40MW 규모 태기산풍력발전단지 전경. |
전남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 마스터플랜 완성
대규모 해상풍력발전단지·산업단지 조성 “국내산업 고려해 외국과 합작해야” 지적도
전라남도가 최근 신안조선타운 풍력설비전용산업단지와 대형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내용을 담은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국내에서도 해상풍력 논의가 뜨거워지고 있다.
전남도가 지난달 초 신안 증도에서 개최한 ‘전남 풍력산업 투자설명회’에는 국내외 58개 관련 기업 임원과 실무진을 비롯한 발전사, 지자체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해 이같은 관심을 입증했다. 이날 참석한 박준영 도지사는 “전남도가 전국 제일의 풍력자원을 토대로 정부의 윈드2000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앞장서겠다”면서 “전남에 투자하는 국내외 풍력회사에게 특단의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남도는 6월 첫째주까지 투자의향서를 접수하고 이르면 이달 초 2020년 이후까지의 마스터플랜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남도에 따르면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는 풍력발전사업과 발전설비 사업으로 크게 나뉜다. 발전사업의 경우 국내외 민간자본 17조원 이상을 투자해 전남 서남권 연안과 해양지역에 오는 2033년까지 5GW 이상의 육상 및 해상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포스코건설과 한전 산하 발전사들이 전남도 등 지자체와 투자협약을 체결했거나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발전단지를 기반으로 하는 210만㎡ 규모의 풍력발전설비 전용 산업단지와 R&D센터를 구축하는 풍력설비사업은 베스타스 등 세계적인 풍력기업과 동국S&C 등 국내기업이 부문별 합작투자 또는 전략적 제휴를 통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투자자금 조달을 위한 국내외 금융기관들의 컨소시엄도 구성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남도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세계적인 풍력산업 메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2000기 이상의 발전기를 해상에 1km 간격으로 설치해 청정에너지원을 공급하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수중구조물에 대단위 인공어초시설을 설치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바다목장’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풍력 관련 제조업 유치를 통해 1만5000여명의 고용창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재정 수익 확보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전남도가 야심차게 추진 중인 ‘5GW 풍력산업 프로젝트’에 대해 국내 풍력업계는 지자체가 대규모 시장을 마련해준다는 소식을 환영하면서도 ‘현실화하기 위해 구체적이고 치밀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설명회에 참석했던 A 풍력발전시스템업체 관계자는 “국내에서도 해상풍력발전기 개발을 앞두고 있고 발전사와 건설사들이 사업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해상풍력을 이슈화해줘서 (전남도에) 고맙게 생각한다”면서도 “아직은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아 판단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5GW’ 설치용량의 경우 지역별 풍황자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나왔기 때문에 앞으로 1, 2년 정도 더 구체화시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풍력발전사업을 추진 중인 B사 임원은 “창원, 군장, 거제 등에 풍력발전기 및 부품업체들이 지역별로 공장을 갖고 있는데 이를 옮기거나 제2공장을 짓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며 “물류, 수출 등 입지조건은 물론이고 플러스 알파에 해당하는 투자유인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가 국내 산업 육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C 풍력부품 업체 관계자는 “최근 하노버산업박람회에서 지경부와 해외 풍력업체가 우리나라에 부품공장을 세우겠다는 MOU를 맺은데 대해 실망했다”면서 “국내 풍력산업 현황을 고려해 외국기업과의 협력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박현창 팀장은 “정부의 윈드2000 프로젝트에 맞춰 전남도가 5GW 시장을 창출하고 국내기업의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외국기업과의 기술합작 또는 기술이전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려는 것”이라며 “1, 2주 내로 구체적인 마스터플랜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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