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좌초 없음' 6가지 근거는 모두 거짓
사상초유의 대규모 대국민 허위 보고서
(통일뉴스 / 신상철 / 2010-09-16)
머리말부터 거짓을 담아
예상하지 않았던 것은 아닙니다만, '천안함 민.군 합동 합조단'(합조단)의 조사결과 보고서는 거짓과 허위 그리고 조작과 왜곡으로 점철된 참으로 부끄러운 결과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어떻게 저렇게 떳떳하지 못한 거짓의 기록을 역사 앞에 내어 놓을 수 있는지 그 대담함이 놀라울 따름입니다.
13일 발간된 보고서 전체에 대한 견해를 내어 놓으려 했으나, 조목조목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어 우선 앞 부분과 좌초를 중심으로 지적해 보려 합니다.
조사보고서의 머리말에는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습니다.
“민군합동 조사단은 6월 14일 유엔 안보리에 조사결과를 설명하였으며, 그 결과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습니다.” |
그러나 이것은 분명 사실과 다릅니다. 북한에 대한 유엔의 제재를 기대했던 미국과 MB정권의 바램과는 달리 UN은 동의하지 않았고 결국 의장성명을 내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는 사실, 그리고 성명의 문구를 위해 안보리 이사국 간에 치열한 신경전이 있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천안함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이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명백한 왜곡인 것입니다. 참고로 보수매체인 <조선일보>에서 조차 전혀 그러한 사실이 없었다는 것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성명은 천안함이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격침됐고 이를 국제사회가 강력히 규탄한다는 내용을 담으려 했던 당초 우리 정부의 계획에는 못 미쳤다. 중국이 북한을 공격 주체로 표현한 문구를 채택할 수 없다고 버텼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과 중국은 북한을 공격 주체로 명시하지 않은 채 천안함이 '공격(attack)'당했고 안보리가 이를 '규탄한다(condemn)'는 수위에서 타협점을 찾았다. 성명이 직접적으로 북한을 규탄하지 않고, '이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북한을 포함한 관련국들의 반응에 유의한다'는 표현을 담은 것은 중국측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특히 이 문항의 포함 여부를 두고 긴 시간 신경전이 벌어졌다고 정부 고위 당국자는 전했다.
<"안보리 천안함 의장성명 나오기까지"(조선일보, 2010.7.10) 부분 발췌> |
또한 머리말에서는 “특히 4개 국가가 참여하였고 보고서 내용에 전원이 동의하여 국제적으로 검증된 자료가 되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웨덴의 에그니 위드홀름 조사팀장은 분명히 “참여한 부분에 대해 동의한다”는 단서를 달았음에도 “보고서 내용에 전원이 동의했다”고 머리말에 적은 것은 분명히 진실을 호도하는 행위인 것입니다.
비폭발 부문 중 ‘좌초’ 항목에 대하여 보고서의 48페이지에는 “함정이 좌초로 손상을 입게 되면 통상 선저부에 길이방향으로의 찢김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천안함과 같이 함수 선저부에 소나돔이 있는 함정이 항해 중에 좌초하게 되면 소나돔이 먼저 손상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민들이 선박의 사고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하여 이렇게 용어의 기본정의 자체를 조잡하게 왜곡하는 것은 국가기관이 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좌초(坐礁)’란 선박이 육지와 조우하는 모든 경우를 말합니다. 육지에는 해저지반, 암초, 뻘밭, 단구, 방파제 등등 육지와 연결된 모든 고정지형을 포괄합니다.
따라서 좌초가 발생하면 선체의 어는 부위가 육지와 접촉하는가에 따라 그 손상의 형태는 각양각색이어서 ‘통상 어떤 손상이 나타난다’라거나 ‘어떤 구조물이 먼저 손상된다’라는 등의 표현은 마치 “타박상을 입으면 통상 얼굴을 다친다”라는 말처럼 허무맹랑한 거짓된 논리를 펼치기 위한 사전 포석에 불과한 말입니다.
(1) 선저부 길이방향 찢김(Cutting)현상 : “없음” 선저에 길이방향 찢김이 있으면 좌초고 세로방향 찢김이 있으면 좌초가 아니란 것인지 ‘길이방향’을 적시하는 것 자체가 한심합니다. 선박이 기관에 문제가 발생하여 정지 중 표류하다가 암초에 걸려서 세로방향으로 찢어지는 예도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데 말이지요.
아무튼, 천안함 선저에 ‘길이방향 찢김이 없다?’ 천만에요. 길이방향 찢김 현상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우스운 것은 길이방향 찢김이 존재하는 사진을 국방부 사이트에 버젓이 올려놓고 있으면서도 그 사진은 폭발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현상을 조사하는 것은 원인을 찾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모든 현상을 펼쳐놓고 그것을 바탕으로 원인을 도출해 내어야 하는 것입니다. 선저부에 길이방향 찢김현상이 분명히 존재하면 존재한다고 말해야 하는 것이지 그것은 폭발의 현상이라는 식으로 호도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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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부 싸이트에 올려져 있는 사진. 선저에 '길이방향 찢김' 현상이 보인다. [사진제공 - 신상철] |
따라서 “선저부 길이방향 찢김(Cutting)현상 : 없음”이라는 것은 거짓입니다.
(2) 길이방향으로 선체긁힘 자국 : “없음”
참으로 신기할 따름입니다. 4월 15일 함미가 인양될 때 선체외판 아랫부분에 좌우로 쭈욱 긁혀져 있는 것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고, 모든 사진이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길이방향 선체긁힘 자국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저 황망할 따름입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이 합조단 눈에는 보이지 않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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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양된 천안함 선체 하부에 길이방향 긁힘 자국이 선명하다. [사진제공 - 신상철] |
선체 하부에 저토록 선명하게 길이방향으로 긁혀있는 것을 더 이상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 걸까요.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3) 선저 최하부 부가물(소나돔, 프로펠러) 손상여부 : “없음”
소나돔은 천안함의 함수 바닥에 붙어 있는 물체입니다. 내부에 있는 소나 센서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 케이싱인데 FRP로 제작되어 있고 그 밖을 철판으로 둘러싸고 있는 구조물입니다. 그런데 이 소나돔이 다치지 않아 좌초가 아니라는 주장은 매우 부적절한 논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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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전하게 남아있는 소나돔. 합조단은 소나돔이 손상되지 않았기 때문에 좌초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공 - 신상철] |
선박의 길이가 88미터, 폭이 10미터인데, 선수 아랫부분 겨우 길이 1.5미터, 폭 1미터 남짓한 구조물이 다치지 않았다고 하여 좌초가 아니라는 논리는 야구선수가 슬라이딩해서 터치를 했는데 한쪽 무릎이 깨끗하다는 이유로 아웃이라고 주장하는 논리와 같습니다.
다음 그림을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것입니다. 선수가 바짝 들어올려져 있어 선수 하부가 육지에 닿지 않았으니 좌초가 아닌 것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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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좌초됐지만 선저 앞부분은 손상되지 않은 경우. [사진제공 - 신상철] |
더구나 정말 황당한 것은 “프로펠러 손상이 없었다?”고 주장하는 부분입니다. 전 국민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것이 ‘프로펠러 손상’인데 “프로펠러의 손상이 없어서 좌초가 아니다”라는 논리는 도대체 무슨 해괴망측한 논리인가요?
(4) 좌초로 볼 수 있는 파괴양식은 소성변형에 의한 파괴 : “없음”
천안함은 두 번의 사고가 이어서 발생하였으며, 좌초는 첫 번째 사고에 해당합니다.
첫 번째 사고에서 천안함이 저수심 해저면에 좌초하였을 때 비교적 평평한 모래톱을 밀고 들어간 형상이므로 찢어짐 현상, 파공, 빌지킬 손상, 함안정기 손상 및 프로펠러 손상이 발생하였지만, 소위 ‘파괴’라고 할 수 있는 손상은 입지 않았습니다.
‘파괴 손상’은 두 번째 사고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그리고 ‘좌초로 불 수 있는 파괴양식은 소성변형’이라는 논리 역시 사실관계를 호도하는 표현입니다. 좌초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은 파괴만 있는 것이라는 전제를 다는 것과 같은 표현입니다.
좌초가 되었음에도 외부 손상이 하나도 없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고운 모래위에 살며시 좌초한 경우가 그렇습니다. 겉은 멀쩡하나 속(프레임)이 휘어지는 손상도 있으며, 심각한 경우 반파되는 경우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손상의 형태가 있을 수 있음에도 ‘좌초로 볼 수 있는 파괴양식~’ 운운하는 것은 사실관계를 호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가 없습니다.
(5) 수심 및 암초에 따른 좌초가능성 : “없음”
첫 번째 사고에서의 좌초는 저수심 해저면에 좌초한 것이며, 동영상으로도 입증된 바 있는 해군작전상황도에서도 그러한 사실을 적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군은 천안함의 사고가 단 한번 존재하는 것을 전제로 선체가 파손된 지점인 두 번째 사고지점의 수심과 그 지점에 암초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는 것은 ‘광화문에서 사고난 후 동대문에서 파손된 사건’에서 광화문 사고 현상을 동대문에서 찾는 꼴’과 같은 것입니다.
천안함이 반파되어 가라앉은 제2 사고지점에는 수심이 47미터이며 암초가 없습니다. 따라서 제2 지점의 사고는 좌초가 아닙니다. 좌초는 제1 지점 저수심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관심을 엉뚱한 지점으로 끌고 가서는 안될 일입니다.
(6) 징후, 경보, 증언
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최초에 함선이 어디에 있었는지, 어디로 갔는지, 항로, 침로, 엔진기동상황, 항적, 교신기록, TOD영상 그 모든 것을 비밀에 붙여두고, 생존자 전원에 대하여 철처히 접촉을 차단한 국방부가 징후, 경보, 증언을 이야기 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입니다.
사고에 이르게 된 원인을 조사한다고 하면 사고가 발생한 당시의 정황을 정확하게 펼쳐놓고 사고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공개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고를 겪은 당사자들이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한 것은 그 자체로서 조작과 왜곡과 은폐를 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글을 맺으며
합동조사보고서의 겨우 앞 부분을 분석했을 따름인데 마음 속 깊이 갑갑함을 느낍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천안함의 진실은 사상초유의 거짓보고서가 발간되고 회자됨으로 인해 그 속살의 모습을 하나씩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소수의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습니다. 다수의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다수의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출처 : http://www.tongi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1838
신상철
※ 본 글에는 함께 생각해보고싶은 내용을 참고삼아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론, 학문' 활동의 자유는 헌법 21조와 22조로 보장되고 있으며, '언론, 학문, 토론' 등 공익적 목적에 적합한 공연과 자료활용은 저작권법상으로도 보장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