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는 ‘헬리콥터 맘’에 휘둘리는 학생들을 키워내는 곳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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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명덕 / 2011-02-20) 게다가 학문의 자유라는 학자로서의 ‘지적 양심(intellectual conscientiousness)’을 빼앗을 수는 없다. 각자는 그 대학의 구성원으로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가지며, 각자는 타자의 기본적 권리를 존중해 주면 된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얘기라 생각하면 안 된다. 전두환이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으려다 ‘광주’의 저항에 직면했다. ‘광주’는 한낱 고유명사가 아니다. 역사의 진실을 증언하는 의미를 가진다. 당시 광주에 대한 흉흉한 소문이 나돌고 제대로 진실이 알려지지 않을 무렵이었다. 한 교수가 강의 중에 ‘광주’의 진실을 말하면서, 그 역사적 의미를 언급했다. 강의를 들은 학생은 20명 남짓이었으나, 그중 누군가가 강의 중에 한 얘기를 학생처에, 경찰서 보안과에, 학교에 나와 있던 군 보안대에 신고를 했다. 그 ‘찔러 댄’ 학생은 아마도 장학금을 받았을 것이고, 졸업 후 좋은 직장에 취업했을 수도 있으나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그 교수는 당연히 대학에서 ‘짤리고’ 말았다. 누가 그 교수를 고발했는지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이런 사태가 요즘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어느 한 지방에 ‘한동대’라는 기독교 이념에 따라 설립된 대학이 있다. ‘형님 먼저 아우 먼저’로 유명한 포항지방에 있는 대학이란다. 그 대학의 한 교수가 세상 물정 모르고 “수업시간에 반정부 발언”을 하고, 4대강 사업을 비판하고, 천안함 사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급기야는 대통령에 대한 존칭을 생략하고 “그냥 이명박”이라 부르고, 총장의 행태를 비판했다는 것이다. 이런 <만행>을 보다 못한 한 학생이 “윤 교수의 강의를 녹음했고, 부모님께 알렸다. 부모님은 <참담함>을 금치 못하며 학부모회 임원들에게 연락을 했다. 이들은 학교 측에 강력하게 항의하고, 윤 교수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게 됐다는 것이다. 무엇을 조사하는가? 해당 교수의 사상을? 빨갱이가 아닌가를? 차마 웃기지도 않는다. 명박이 휘하 똘마니들의 개그를 생각하면. 당연히 교원 인사위원회는 “교수 품위를 손상하고 직무 윤리에 어긋난 윤 교수의 발언을 하나씩 찾아”내고, 징계위원회를 구성했고, 그 “죄목은 학습권 침해”로 결정했다는 것이고, “징계 수위는 면직 또는 파면으로 가닥이 잡혔다”는 것이다. 학습권 침해라니, 무엇이 학습권 침해인가? 이명박 욕한 것이 죄인가? 아님, ‘총장 나쁜 놈’이라고 욕한 게 학습권 침해인가? 북한의 김정일 욕 안 하고, 이명박 욕한 것이 학습권 침해인가? ‘고급영문법’ 퀴즈 시험에서 “I opposed the president`s stance on this matter”와 “I ( ) with the president`s stance on this matter.”에서 같은 문장이 되도록 빈칸을 채우라는 것이 이명박 정권을 반대하라는 정치적 강요라는 것이다. 이게 학습권 침해라는 말인가? ‘교권’을 운위한 자들치고, 교권을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자를 보지 못했다. 학자로서의 양심을 걸고 자신의 강의에서 하는 얘기를 누가 간섭하는가? 총장이. 대통령이. 웃기는 발상이다. 이를 부모에게 일러바친 어리석은 아가들이야 아직 세상 물정 몰라서 그렇다고 치고, 대학 당국이 그따위 치졸한 항의에 휘둘러서야 무슨 대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 일이 바로 “자칭 하나님의 대학”에서 21세기에 벌어지는 일이고, 그 대학의 모토가 “세상을 변화시켜라”이지만, “이명박 시대의 정신을 온몸으로 구현”하는 대학의 정신이다. 자신의 스승의 교육방법에 불만이 있다면, 또 정치적 성향을 달리하면 정치적 토론을 하면 된다. 정 그것이 하기 싫으면 그 과목을 듣지 않으면 된다. Withdrawal이란 제도는 왜 있는가?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다르다고 자신의 선생을 고발한다. 이런 유아병적 학생들이 판치는 것이 요즘 대학의 현실이다. 학기말마다 성적이 제 생각대로 안 나왔다고 매일 전화해 대고, (치사할 정도로) 읍소하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 어미-아비까지 동원해서 전화해 대는 것이 요즘 대학생이다. 군대 갈 때쯤 되면 휴학계까지 학부모가 대신하고, 입학하고, 졸업하고 그리고 직장의 면접장까지 그것도 모자라 결혼식장까지 부모 손 꼭 붙잡고 움직이는 세태가 된 마당이니, 더 이상 무엇을 말하리오마는. 이런 헬리콥터 부모들을 가지면 행복할까?
헬리콥터 맘(Helicopter Parents; Helicopter Mom) 밑에서 살면 출세할까? 어리석은 학생들이다. 지 선생을 고발하는 자들이 왜 성적에 연연해 하면서 구차한 변명은 늘어놓는지 모르겠다. 제발 성적 올려달라고 답안지에, 메일에, 전화에 매달리지 말고, 정식으로 성적 이의신청을 하라. 선생과 정정당당하게 논리적으로 맞장을 뜨라. 왜 선생의 ‘면류관’을 지적으로 상대하려 하지 않고 폭력으로 빼앗으려 하는가?
조선일보 보도다. 그 신문에 실린 앞서 언급된 ‘한동대’에 관한 얘기다. 유명하게 돼서 좋겠다. 헬리콥터 맘을 두고, 기독교 ‘사랑’ 정신에 투철한 학생들 얘기다. 저를 가르치는 선생의 ‘인권’을 외치는 학생들로 여겨지지만 알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동대 대학 서클인 북한 인권학회(지도교수; 김미영)가 인사동에 마련한 <그곳에는 사랑이 없다> 전(展)에 2만 5000여 명의 관람객이 몰렸다는 것이다. (김미영 씨가 무엇을 전공하는지는 관심 없음을 밝혀 둔다.) 암팡스러운 조선일보의 관점은 늘 독특하기 때문에, 더욱 놀라운 것은 졸업을 앞둔 대학생들이 “택한 주제가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갖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인권 문제였다”는 점이다. 탈북자의 증언을 토대로 정치범수용소의 참상을 그림으로 재구성한 작품을 전시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사실인지에 대한 정확한 근거는 없다. 다만 거기에 그려진 그림이 진실이기를 바랄 뿐이다. 자신의 아이를 죽여 인육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는 것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거짓된 진실’, ‘구성된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배우는 학생이라면 전해지는 - 조선일보식 - ‘풍문’에 호소하지 말고 가공적 사실에 머물지 말고, 오히려 ‘진실’에 접근하려는 학적 추구를 보여주는 것이 그 단체 이름 Sage에 어울리는 일이리라. 냉철한 지성(sage)만이 세상을 이길 수 있을 테니까. 이런 주장들이 어디까지 진실인지도 정확한 근거를 대고 얘기해야만 한다. 아시안 게임과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 대회 응원단으로 남한을 방문했던 “미녀응원단 중 21명은 북한에 돌아간 뒤 ‘남한에서 보고 들은 것을 발설하지 않는다’는 서약을 어겼다는 이유로 대흥 수용소에 수감” 됐다는 보도가 사실인지 아닌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들이 내건 그림의 제목들이 마치 진실인양 호도하는 것은 SAGE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는다. 겨우 들은 것이라고는, 그 증거라는 것도 고작 탈북자가 전하는 얘기뿐이다. 조선일보로서는 ‘세이지’ 제공이라는 단서를 달아 그들의 야무진 그림을 신문에 실으면 그뿐이다. 사실과는 무관하다. 아니 조선으로서는 사실 여부를 따질 필요가 없다. 나중에 사실이 아니면, 그저 우린 그들이 그린 그림을 게재했을 뿐이라고 하면 그만이다. 재미있는 것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자 13일에는 이명박 부인 김윤옥도 인사동을 찾아 전시를 관람”했음을 강조해서 보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왜 굳이 한식의 세계화에 바쁘신 와중에 인사동을, 그것도 지방의 이름도 미미한(?) 한동대의 인권을 표방하는 대학 서클의 그림전시회를 몸소 찾았느냐는 것이다. 물론 우리의 국모(?)께서 ‘기독 사랑’을 전도하는 학생들이 기특하기도 하고, 또 북한 인권 실상을 직접 보기 위해서 오셨겠지만 그게 전부일까? 아니, 북한 주민들을 위한 기독교적 ‘사랑’을 실천하시기 위해 오셨을 것이다. 같은 기독교인으로서 ‘한동대’를 위해 방문했을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자발적으로 그런 행사가 인사동에 열린다는 것을 찾아내서 가진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대학에서 벌어지는 참으로 유치한 80년대식의 ‘표현을 자유’를 억압하는 대학 실상은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단연코 알지 못할 것이다. 어차피 알아도 눈 감을 테니까. 소망교회에서 벌어진 목사들 간의 폭력사태는 ‘기독교적 사랑’의 극진한 실천으로 보일 테니까 말이다. 우리 엠비 부부야, 폭력을 저지른 목사에게도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를 실천하기 위해 위로의 전화를 걸어주시는 참으로 자애롭고, ‘인권과 사랑’을 몸소 실천하시며 세상을 구원하시는 분들이니까. 한동대 사태의 중심에 선 ‘윤’ 교수라는 분은 그의 제자의 위로의 메일에 “아침마다 영일만 겨울 바다에 가득한 은빛 햇살이 있고, 내 마음은 여전히 찬란한 봄날을 꿈꾸고 있다네.”라고 답했다고 한다. 대학의 본질은 자유다. 대학에 ‘학문의 자유’가 없기로 말하자면, 북한 수용소에 자유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고, 학자적 양심을 제한하면서 어떻게 대학에 학문의 ‘장’이 펼쳐지겠는가? ‘헬리콥터 맘’이 판치는 대학에, 그 ‘맘’에 휘둘려 사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대학이 좌지우지된다면 21세기 대학 역사의 진짜 코미디다.
덧붙여 한 가지 더 언급하고자 한다. 서울대 성악과의 김인혜 교수 관련 건이다. 폭력에 관한 한, 늘 이놈의 예체능이 문제다. ‘나도 매 맞고 그렇게 교육받았으니 폭력을 사용해 가르치는 것은 정당하다’는 논리는 잘못되었다. 아직 자신을 잘못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리 양보해도 속으론 그러고 싶어도 겉으론 폭력적 교육태도는 지향했어야 한다. 아니 애초부터 그런 교육 방법을 채택하면 안 된다. 결국 자신을 가르친 스승을 욕 먹였다는 동기들로부터 비판이 들어오지 않는가? 50대가 채 안 된 나이에 벌써 ‘나도 그렇게 배웠다’는 논리로 폭력을 정당화하는 멘탈리티는 마땅히 도태되어야 한다. 설령 자신이 그런 방법으로 배웠다고 하더라도, 자신은 그 폭력적 교육 방법을 피하고 민주적이고 인권을 존중하고, 인격을 목적으로 하는 자세로 강의에 임해야 했다. 같은 대학의 서양 사학과의 박지향이란 분도 지난번에 ‘나 역시 중고들 학생 시절에 그런 억압적 구조 밑에서 공부하고 참아냈더니, 최고의 대학 교수가 되었더라’는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교육관을 제기하는 것을 보고 놀란 적이 있는데, 서울대 교수 중에 더러 짱구 같은 자들이 있다는 것도 슬픔 현실이다.
명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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