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당신들 설 명절 민심 잘 살피고 오라.

순수한 남자 2010. 2. 12. 16:57
당신들 설 명절 민심 잘 살피고 오라.
번호 113803  글쓴이 이기명 (kmlee36)  조회 181  누리 105 (105-0, 4:17:0)  등록일 2010-2-12 15:31
대문추천 7


당신들, 설 명절 민심 잘 살피고 오라
간담이 서늘했을 것이다. 간도 쓸게도 없으면 모르겠지.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2-12)


추석과 더불어 설은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어렸을 때 설이 가까워지면 무척이나 가슴이 설렜다. 왜일까. 세뱃돈이다.

집안 어른들 찾아 세배하며 한 바퀴 돌면 요즘 말로 짭짤하다. 쏠쏠하다. 수입을 예상했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이만저만 실망이 아니다. 짠돌이 어른들은 원망도 듣는다.

설빔은 아이들에게 더 없는 선물이다. 어려운 집안에서도 자식들에게 설빔을 해 준다. 나이를 먹어갈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추억이다.

요즘은 어떨까. 너 나 할 것 없이 어려운 형편인데 설빔 같은 거 생각할 겨를이 있느냐고
할지 모르나 실은 생활의 어려움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은 아닐까.

귀성 전쟁은 해마다 있다. 선물 보따리를 싸들고 귀향길에 오르는 사람들은 그리운 고향, 늙으신 부모님 뵐 생각에 가슴이 시리다. 고향 떠나올 때 돈 잘 벌어서 부모님 잘 모시고 호강시켜 드린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했는데 이제 죄스러움만 남았다.

고향을 찾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무슨 이유가 있겠는가. 어려워서다. 형편이 안 된다. 무슨 핑계라도 댄다. 부모도 자식 마음을 안다. 아프지만 어쩌랴.

부모 못 찾는 자식 변명하는 부모의 마음은 오죽하랴. 자식 생각하며 눈물짓는다. 변명을 듣는 이웃들도 이해한다.

‘그래. 너나 할 것 없이 어려우니까 그렇지. 내 자식은 뭐 다른가.’

백수가 40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그 속에 우리들 자식도 끼어 있다. 대한민국 통계청의 발표니까 맞겠지.

끔찍하다. 1년 전보다 36만 8천 명(43.4%)이 늘었단다. 실업자 많은 거 좋아할 정부가 어디 있으랴만 하는 짓이 영 마음에 안 든다.

왜 그렇게 뻔뻔한가. 수십조 원 들어간다는 4대강 개발이 뭐기에 난리인가. 퇴적층에서 발암물질이 나왔는데도 나 몰라라 다.

세종시에 왜 저리 목을 매는가. 일에는 우선순위가 있다. 밥벌이 자리가 없어 기죽어 살아가는 젊은이들에게 애국하라고 하면 욕먹는다.

세종시 반대하면 ‘강도’가 되어야 하는 정치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강도’란 말이 온통 대한민국을 휘젓고 다닌다. 진짜 ‘강도’가 누군지 국민은 헷갈린다.

도처에 알바 청소년들이 들끓는다. 주유소에는 중늙은이들이 늘어난다. 실업자 아들 돕느라고 손주 새끼 과자 값 버는 것은 아닐까.

이태백을 아는가. 20대 백수다.
삼태백은 30대 백수다. 사오정은 45세가 정년이라는 의미다.
삼팔선은 38세가 체감정년이라는 것이고 사오정은 45세 정년,
오륙도는 56살에 회사 다니면 도둑놈이라는 말이란다. 슬픔 도둑이다.
삼십대 초반에 구조 조정을 풍자하는 ‘삼초땡’까지 생겼다.

5년 임기 안에 300만 일자리를 만들어 낸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공약은 야무졌지만 공수표가 됐다. 하늘 같이 믿고 찍어 준 국민은 꿈을 접었다.

일자리 해결은커녕 작년에는 취업자가 줄고 백수는 400만 명이 넘었다니. 금년 1월엔 실업자 수가 1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드디어 금메달이다.

경제 대통령이라는 말은 이제 접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경제라는 것이 대통령 혼자 힘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한 원동력인가. 국민의 힘이다. 국민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신뢰다.

거짓말만 늘어놓은 정부의 말을 누가 믿으며 국민이 믿지 않는데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한단 말인가.

온 국토를 들쑤셔놓는 4대강 사업에서 준설토 중금속 관련 수치는 조작 의혹이 불거졌고 정부의 해명은 간단명료하다. ‘단순오기’라는 것이다. 국민은 그럴 줄 알았다고 놀라지도 않는다. 개꼬리 3년 묻어둔다고 황모가 되는가.

문제만 발생하면 단순오기에 불과하다고 강변하지만 그걸 믿는 국민이 어디 있는가. 한두 번이나 속지 판판이 속는가. 안 믿어주는 국민이 야속한가.

강물이 오염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 우리 국민이 오염된 물을 먹는다. 중금속으로 오염된 물을 마시는 것이다. 허위 발표한 장본인들은 그 물을 마시겠는가. 처자식을 먹이겠는가. 지들은 안 먹고 만만한 국민만 먹으라 하는가.

지들은 나이 먹어 4대강 개발이 끝나기도 전에 죽는다 해도 지들 자식들은 어쩌겠는가. 자식들이 눈에 안 보이는가.

세종 시와 관련해서 고위공직자들의 발언 중에 가장 감동을 받은 발언이 있다.

“부처 이전이 이뤄질 때면 공무원을 안 할 테니까 ‘나는 모르겠다’는 이기적인 생각을 했다.”

누가 한 말인 줄 아는가. 권태신이라고 지금 국무총리실장 자리에 있는 인간이 한 말이다. 이렇게 솔직하기도 힘들다. 정말 잘 뽑은 공직자다. 역사 교과서에 올려야 할 공직자상이다. 그대로 놔둬야 하는가.

우리 국민들 정말 부처님이다. 공자님이다. 이런 공직자를 데리고 정치를 해야 하는 이 대통령이 불쌍하다는 생각이다.

요즘 ‘강도’가 날 뛰고 있다. 신문 방송이 ‘강도타령’으로 도배다. 웬 강도인가. 유감스럽게도 강도 타령의 중심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있다.

그리고 이 문제가 일과성이 아니라 영속성이 있고 오랫동안 뿌리를 내린 앙금의 노출이라는 것이다.

청와대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한집안 강도” 발언을 대통령에 대한 폄하로 규정하고 해명과 사과를 공식 요구했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쪽에서는 “사과할 이유가 없다”고 분명하게 선언했다. 원인제공자가 누구냐는 것이다.

국민이나 충청도민이 원하지도 않은 세종시 원안을 마음대로 수정해 놓고 이제 와서 누구에게 책임을 미루느냐는 것이다.

더욱이 정부와 총리가 나서 대국민 약속을 뒤집는 바람에 세종시 문제가 터졌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말이 문제가 있다면, 있는 대로 처리하면 될 것 아니냐”

알아서 하라는 것이다.

세종시 문제가 드디어 집권당 내부의 싸움으로 터진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정면대결이다.

대통령과 전면전이라니 말이나 되는 소리냐고 할지 모르나 국민의 생각은 다르다. 한나라나 정부가 콩가루라는 것이다.

실업자 400만의 엄중한 시대, 외채 7백10조의 절박한 시대에 ‘강도’가 휘젓고 다니는 집권당의 모습이 한심한 것이다. 이를 보는 국민의 눈길은 따듯한가. 싸늘한가. 

지금 세종시 문제로 정치가 실종됐다. 대통령이 ‘강도’ 발언을 할 정도로 세종시 문제는 모든 현안에 제1순위다. 대통령의 체통이 말이 아니다.

이 문제의 해결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과연 세종시 문제가 원안대로 가면 나라는 ‘거덜’나는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서 충청지역에는 정체불명의 여론조사가 횡횡하고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홍보성 여론조사다. 이렇게 해서 세종시 관련 여론이 좋아지리라고 생각하는가. 국민들은 알 것을 다 안다.

정말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있다. 살아 움직이는 민심의 움직임을 이토록 몰라서야 어떻게 제대로 된 정치를 할 수 있단 말인가.

며칠이 지나면 고향을 찾았던 국민들이 돌아온다. 전국의 민심이 골고루 퍼지는 것이다.

몽둥이를 들고 있으면 겁이 난다. 맞으면 더욱 무섭다. 그러나 몽둥이에 익숙해지면 별 것 아니다. 매에 장사가 없다지만 때리는 데도 한계가 있다.

사탕을 주면 좋아한다.
그러나 사탕도 너무 먹으면 물린다. 약발이 떨어진다.

억지 부리지 말라. 억지로 되는 것은 없다.
억지가 사촌보다 낫다지만 그건 속담이다.

정치가 길을 잃고 헤맨다. 길을 잃으면 큰 길로 가라.
그것이 제대로 길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2010년  2. 12.
이기명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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