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페스트처럼 번지는 불신의 병균으로 너희들도 함께 죽은다.

순수한 남자 2010. 4. 23. 20:08

페스트처럼 번지는 불신의 병균으로 너희들도 함께 죽은다.
번호 136746  글쓴이 이기명 (kmlee36)  조회 1033  누리 270 (275-5, 11:38:0)  등록일 2010-4-23 18:19
대문 23


페스트처럼 번지는 불신의 병균으로 너희도 함께 죽는다
거짓에 목매지 말라.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 짓들인가.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4-23)


불신이라는 병균이 나라를 휩쓸고 있다.
페스트 병균처럼 퍼져 나간다.

13세기 유럽 인구의 3분의 1인 2천5백만이 페스트에 감염되어 사망했다. 불신이란 병균은 어떤가. 인간의 정신을 죽게 만든다. 어느 누구도 믿지 못하는 세상이 됐다. 무슨 말을 해도 믿지 않는다.

소주 한 병을 놓고 말한다. 아직도 반이나 남았구나. 낙관론이다.
어! 이제 반 병밖에 안 남았네. 비관론자다.

우리는 비관론자인가. 낙관론자인가.
도둑보다는 도둑 아닌 사람이 많다고 낙관론자가 되어야 하는가.

57명 검사들의 실명이 방송에 공개됐다. 이른바 ‘스폰서 검사’다.
이들은 한 건설업자에 의해서 비리검사로 지목된 법관들이다.
57명의 검사는 검찰조직 내의 일부다. 오염되지 않은 검사가 더 많다. 낙관론인가.

검찰이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검찰총장이 말했다.
‘사실이라면 창피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창피한 것은 뭐고 부끄러운 것은 또 무엇인가.

실명이 공개된 검사 중에 고위직인 박기준 부산지검장이 사표를 냈다. 당당하게 PD를 호통치던 검사다.

“한두 번 만난 적은 있는데 그런 일은 거의 없다.”
“내가 당신에게 답변할 이유가 뭐 있어?”
“네가 뭔데, PD가 검사한테 전화해서 왜 확인하느냐.”

방송을 직접 들었지만 대단했다. 무서웠다. 조사단이 꾸려지고 조사가 시작됐다. 그런데 그는 사표를 냈다. 사료가 수리되면 민간인이다. 현직 검사에게 해당하는 비리로 처벌이 가능한가. 무식이 한이다.

검찰조직을 위해서 미리 사표를 냈다는 말도 있다. 아니겠지.
그러나 믿지를 못한다. 페스트처럼 퍼져 있는 불신병 때문이다.
이제 마침내 깨닫게 될 것이다. 불신이란 병균이 자신들의 몸 깊은 곳에 침투해 왔음을.

누가 불신이란 병균을 옮겼는가. 그들 자신이다.
일일이 사례를 들기란 너무 힘들다. 그 방대한 양을 어떻게 쓰란 말인가. 대신 고백하면 안 될까.

이런 소망이 있다. 한명숙 전 총리를 수사하던 그 집념으로, 곽영욱으로 하여금 무서워 불게 만든 그 서슬로 과거 동료였던 검사의 비리를 파헤치고 잘라내면 그래도 조금은 신뢰를 회복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도 안 믿는다. 믿을 것을 믿어야지. 그래서 국정조사를 요구한다.
한나라당이 반대한다. 시기상조란다. 잘 까먹는 국민이니까 잊어버리기를 기다린다는 것인가. 지방선거나 피하고 보자는 것인가.

한나라당 의원의 10%가 검찰출신이란다.
대검 감찰부장이 ‘스폰서 검사’ 명단에 올라 있다.
감찰부장이 뭐 하는 자리인가.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이래서 못 믿는다.

방금 ‘스폰서 검사’의 명단을 공개했던 사업가 정 모 씨가 자살을 기도했다는 소식이 들린다. 앞으로 겪어야 할 고초가 끔찍했을 것이다. 똥통에 거꾸로 매달려서라도 살고 싶다는 인생인데 자살을 기도했다.

전직 대통령을 자살로 인도한 검찰이고, 전직 총리를 파렴치 법으로 엮으려던 검찰이다. 빨대와 썩은 언론이 다정하게 주고받는 놀이의 희생자들을 보면서 이 땅의 국민들은 불신이란 불치병에 걸려 있다.

지금 지방선거 공천이 한창이고 각 정당은 눈이 뒤집힌 인간들로 아수라장이다. 공천자 명단을 발표하면서 공정 심사를 했다고 한다. 안 믿는다. 어떻게 믿어. 너희들 같으면 믿겠느냐.

패거리 정치. 지역정치. 돈 정치. 이걸 믿으면 병신이 된다고 믿는다.
죽자 살자 덤빈다. 먹는 놈이 임자다. 왜 안 믿는가. 믿게 했어야 믿지.
불신이 페스트 병균처럼 국민들을 모두 감염시키고 마침내 공멸이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너무 싫다.

백령도 앞바다 귀신들이 긴급회의를 열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천안함 침몰원인을 귀신들한테 뒤집어 씌울 것 같은데 대책을 세우자고 했다는 것이다. 슬프다.

천안함 함수가 드디어 인양된다. 참, 수고 많이 했다.
가슴을 쥐어뜯으며 오열하는 희생자 가족들의 마지막 소망은 진실을 아는 것이다. 내 자식이 내 남편이 내 오빠와 동생이 어떻게 죽었는지 이유라도 제대로 알자는 것이다.

미국의 최첨단 이지스함의 감시 장치를 귀신도 모르게 따돌린 채, 모래밭에 바늘도 찾아낸다는 미국의 군사인공위성이 두 눈에 불을 켜고 지켜보는데 북한이 일을 저질렀는가.

천안함 함장이 함정을 잘못 몰아서 암초에 걸렸나. 훈련 중이던 미군 잠수정과 충돌했는가. 버블제트가 어떻고 기뢰가 어떻고 어뢰가 어쩌고 이런 어려운 말 유가족들도 국민도 모른다. 쉽게 말해라.

이유도 모른 채 세상을 하직하면 눈을 못 감는다고 한다. 구천을 떠돈다고 한다. 이유는 누가 밝혀 주는가. 이유를 아는 사람이 밝혀야지.

그들이 발표를 할 것이다. 그런데 믿는가.
못 믿는다고 한다. 하루에도 수없이 바뀌는 말을 믿으라는 것인가.
도대체 무슨 놈의 세상이 이 지경이란 말인가.

세상을 뒤덮고 있는 거짓과 진실은폐는 반드시 들통난다.
20년이 지난 오늘의 ‘검찰 스폰서’가 폭로되지 않던가.

진실을 기다리는 국민이 불쌍해서 내가 이런다.
이 더러운 세상에서 살아야 할 내 손주들이 불쌍해서 그런다.

MBC를 장악하려던 김재철이 땅을 쳤을 것이다.
오염된 머리가 PD수첩을 이길 것 같은가.

불신의 병균을 옳기는 자들은 이제 꿈 깨라. 사는 길이다.

 

2010년 4월 23일
이  기  명(전 노무현후원회장)


# 이 칼럼은 저작권이 없습니다.

 

이기명 칼럼니스트 다른 글 보기

단일화 깬 배신자들. 너희들은 모두가 역적이다.
피켓시위도 시작이 어렵다. 한번 시작하면 별것 아니다
국민들에게 요구할 것 없다. 정직하면 국민은 믿는다
4·19는 오늘의 젊은 세대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있는가
침몰한 ‘천안함’의 유일한 진실. “천안함은 침몰했다”
검찰은 한명숙 전 총리의 '선대본부장'을 사퇴하라
민주당의 정치개혁, 집권하고 싶으면 버릴 것은 버려라!
민주당은 한명숙의 희생과 눈물로 살아났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36746

최근 대문글
페스트처럼 번지는 불신의 병균으로 너희도 함께 죽는다 - 이기명
[천안함 해난사고] 이제 제3의 침몰선의 정체를 밝혀야 한다 - 독고탁
거품 없는 사람, 한명숙! - 논가외딴우물
부산 중앙동 횟집에서… 이런 사람 진짜 있더라~ - 밋밋한하루
검찰의 스폰서 문화, 그럼 언론은? - 스나이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