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출신 총리 내정자임을 유독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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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9-17) 청문회를 해 봐야 알겠지만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는 것만으로는 별문제가 없다고 한다. 병역문제가 어떻고 조찬기도회에서의 MB 찬양 기도문을 거론하는 말들도 있지만 할 일 없는 사람들의 소리다. 오히려 심각한 문제는 언론이나 정부·여당이 유독 내세우는 총리내정자의 출신지역 강조다. 전남지역 출신이라는 것이 왜 그렇게 두드러지게 강조되는가. 총리 내정자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전남 출생으로는 최초로 됐다고 심한 말로 하면 야단법석이다. 그뿐이 아니다. 그가 전남 출신이기 때문에 박지원 민주당 비대위 대표나 야당이 인사 청문을 하는데 우호적일 것이라고 입장까지 밝혔다는 소문이다. 사실이라면 기막힌 일이다. 창피해서 얼굴을 못 들 정치다. 총리 후보를 지명하는데 정말 전남출신이라는 것이 영향을 미치는가. 이건 박지원 대표가 분명하게 대답을 해야 할 것이다. 소문을 들었는지 박 대표가 펄쩍 뛰었다. “민주당 대변인이 논평한 것은 지금까지 경상민국, 경상도 출신으로 편향인사를 했기 때문에 지역균형인사가 평가될만한 하다는 내용이었지 도덕성과 자질의 검증은 매섭게 해 나갈 것이다.” 덧붙여 일부에서 ‘호남 출신이기 때문에 민주당이 호감을 갖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나 저나 국민 전체가 부끄러워할 일이다. 특히 전남 주민들의 자존심은 무참하게 훼손됐다고 생각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이런 말이 나오는 자체가 말이다. 총리내정자의 기분도 말이 아닐 것이다. 좀 알아봤더니 정말 한심했다. 정부수립 후 최초로 전남출신 총리를 지명했는데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야당으로서도 지난번처럼 시시콜콜 따지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다. MB 정권이 그걸 계산에 넣었단 말인가. 그런 속셈이 있었다는 말인가. 지난 8.8개각 때 혼쭐이 난 것은 야당이 심하게 따져서가 아니라 원래 후보로 지명한 인물들이 형편없기 때문이다. 거짓말을 애들 껌 씹듯 하는 공직후보자를 어떻게 그냥 넘긴단 말인가. 세상에 ‘죄송 총리 후보’ ‘위장전입후보’ ‘투기백화점’이니 하는 유행어를 만들어 낸 사람들을 청문회에서 그냥 넘긴다면 본인들과 MB 정권은 좋을지 모르나 국민들은 뭐가 되는가. 이런 야당을 믿고 살아야 하는 국민들은 불쌍해서 어떻게 볼 것인가. 그래서 이번에 적당히 넘어가 달라고 전남출신 총리 후보를 지명한 것이 아니라면 전남출신이라는 것을 강조할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임태희 비서실장은 인선배경을 설명하면서 제일 먼저 강조한 것이 무엇인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최초의 전남출신 국무총리 후보라는 것’이다. 그러니 어쩌란 말인가. 전남 도민들이 고맙다고 절이라도 하란 말인가. 설사 생색을 내고 싶어도 가슴속에 담아두고 지역 얘기는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아닌가. 이건 비난을 스스로 부르는 행위다. 왜 비난을 자초하는가. 민주당 대변인의 논평은 더욱 가관이다. 조영택 대변인의 말을 한 번 들어보라. “그동안 MB 정권이 계속해서 비판을 받아왔던 지역 간에 불균형인사, 영남 독식인사를 해소한다는 차원에서 일단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겨우 이것인가. 양당이 왜 지역을 들먹이는가. 이럴 때는 말을 하고 싶어도 지역문제는 건드리지 말아야 한다. 입만 열면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버려야 한다는 언론들이 정부인사만 났다 하면 제일 먼저 들춰내는 것이 출신지역이다. 경쟁적이다. 제멋대로 해석하고 제멋대로 평가한다. 그래서 얻는 것이 무엇인가. 속으로는 은근히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못된 버릇들을 언제나 고칠는지 생각할수록 한심하다. 오죽하면 신입사원 뽑을 때 출신지역은 써 넣지 못하게 하는 기업도 있겠는가. 총리 후보 지명자도 인물만 출중하면 된다. 출신지 같은 것을 제일 먼저 강조하지 않아도 다 안다. 속 보이는 짓 아닌가. 총리 후보 지명자를 내정하면서 전남출신임을 강조하는 것은 마치 도둑이 제 발 저린 형국이다. 지금까지 정부인사에서 지역차별을 했다는 고백을 하는 것이다. 후보를 선정하면서 제일 먼저 지역을 생각해야 하는 이 나라의 현실. MB 정권은 정신 좀 차려라. 자신 있게 지명한 총리내정자라면 당당하게 청문회에 임해야 한다. 야당이 쓸데없는 트집을 잡아 총리내정자를 상처 내려 한다면 그것은 야당의 자해 행위다. 매사에 당당하게 임하면 국민이 알아준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심정도 이해는 하지만 치사한 꼼수로 곤경을 넘겨보려고 한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 정치만 잘하면 된다. 그게 최선의 방법이다. 해답은 거기 있다. 2010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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