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 낙단교
첫날의 끔찍한 밤이 지나고 다시 아침이 왔다.
거짓말 처럼 화창한 아침이다.
4일동안 뗏목을 끌고 가면서 지역마다 있을 행사를 하면서 부산 까지 가기에는 아무래도 바쁜 일정이다.
어젯밤,
출발 시간이 늦어지고, 상주댐에서의 지체된 시간을 만회하기 위하여 강창교에서 일부가 내려서 상주시내의 촛불 문화제에 참석하고,
필수인원 3명과 라디오인 중계 만 뗏목에 타고 예정된 접안지인 낙단교 까지내려갔다.
이미 어둠이 내리는 시간이었지만 남은 일정을 맞추어야 하고 공사로 파헤쳐진 강가에 마땅히 접안 할 곳도 없기 때문에 무리를 한 것이다.
마지막 목적지인 낙단교에서 어두운 시계와 빠른 물살 때문에 방향을 미리 잡지 못하여 뗏목이 교각을 받고 뒤집어져 교각에 걸쳐버렸다.
순간 뗏목에 탓던 사람과 장비들은 모두 강 속으로 쏟아지고 교각에 걸린 뗏목과 밧줄로 연결된 보트에 거센 물살이 치면서 보트에도 물이 차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벌어졌다. 준설을 위한 가물막이로 좁아진 강폭에 불어난 빗물이 무서운 속도로 흐르고있었다. 천우신조로 팽팽하게 묶인 밧줄을 풀어서 보트를 분리하고 물에 빠진 사람들을 무사히 구조할 수 있었다.
교대로 보트 운전을 하던 감창수 대원의 순간적인 판단과 초인적인 힘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천만 다행이긴 하지만 방송 장비는 고스란히 물속으로 잠겨 버렸다.
아~ 카메라.. 숱한 촛불의 현장과 생명평화의 길 오체투지 장정을 함께하고, 쌍차와 용산, 4대강의 구석구석을 담아내었던 라디오인의 눈,
그리고 Tripod. 특수 주문 제작한 초특급 수퍼 울트라 막강 노트북과 그 안에 저장 된 수많은 자료들, 오늘 쫑일 기록한 영상과 사진 자료, 외장 배터리 3개, Wireless, 아이폰, DSLR, 기타 등등..
안도감과 아쉬움을 뒤로하고 숙소로 돌아오니 남은 일정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뗏목을 다시 제작하면 우리는 남은 장비를 보충해서 다시 끝까지 중계를 하겠다고 하니 주최측도 의견이 모아지는듯 하다.
내일, 일부는 뗏목을 다시 제작 하고, 나머지는 예정대로 성주로 내려가서 가두 홍보와 저녁에 문화제를 계속하고,
장애물이 많은 구미 구간을 건너 뛰고 다음날 대구 강정보 구간 부터 다시 예정대로 대장정을 계속하기로 했다.
그시간에 우리는 중계를 하기위한 장비를 완벽하게 다시 구비 해야 한다.
아침에 다시 찾은 사고의 현장에는 교각에 걸친 뗏목만이 서 있고, 1천만원의 장비를 삼킨 강물은 흔적도 없이 그저 흐르기만 한다.
우리의 모습을 보고 금방 달려온 공사현장의 관계자, 이곳의 수심이 8m라고 하는 말에 다시한번 분노와 허탈감이 밀려온다.
낙단대교 사고의 현장.
사고 당시 한사람은 저기 걸쳐진 나무뿌리를 잡은 덕분에 겨우 물살에 휩쓸리지않고 교각위로 올라설 수 있었다.
수직으로 걸쳐진 뗏목아래 빠른 물살이 소용돌이를 만들고 있다.
교각 아래쪽에도 소용돌이가 돌고..
서둘러 대구로 내려가서 우선 인터넷 연결의 필수요소인 아이폰 문제부터 처리했다, 손실 과정을 설명하고 보험 청구로 아이폰을 새로 받고 계정을 다시 설정하는데 3시간여, 머리가 터질 지경인데 충전기는 다른곳에 가야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 전자 상가로 가서 기자재를 하나씩 챙겨 나가면서 정리 해보니 손실이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것이 실감이 난다.
여기 저기를 뛰어 다니며 모든것이 구비 되었다고 생각 하고 그제서야 늦은 시각 오늘 처음 제대로 된 식사를 하고 숙소로 들어서 프로그램 셋팅을 한다. 그런데 구입했던 영상출력코드가 맞지를 않는다. 분명히 꽂아 보고 맞는것으로 구입을 했는데 정품이 아니어서 핀트가 안맞는 모양이다. 영상이 깨어져서 도저히 방법이 없다. 이미 점포에는 문을 닫은시간, 내일 일정은 9시에 출발 하기로 했는데 대리점의 문은 9시반에 연다고 한다. 일단 좌절..
오늘 그래도 다행히 건진 오전 영상과 사진 자료를 일부 정리하고 긴 하루를 마감한다.
아침에 대리점 오픈시간에 맞춰서 가니 재고는 없고 주문하면 내일 도착한다고 한다. 또다시 OTL ㅠㅠ
다시 전자상가로 달려가서 점포를 다 뒤져서 다행히 맞는 코드를 찾아냈다. 다시 테스트를 하고 설치를 하는데 아무래도 수퍼 노트북을 대체하기가 어렵다. 남의 점포에 앉아서 프로그램을 설치하고, 몇가지 기재를 더 보충하고 하니 오전시간이 이미 다 지나 버렸다.
겨우 겨우 모든 준비를 마치고 늦은 아침을 먹고 급히 현장으로 달려갔다.
사고의 현장 앞에 선 초특급 울트라 맥가이버 라디오인 대표 고철님.
어젯밤 젖은 옷을 갈아입을때 의미를 부여하며 골른 단양쑥부쟁이 옷을 입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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