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판] 궁지에 몰린 검찰, '허위사실유포'에 나서다

[공판] 궁지에 몰린 검찰, '허위사실유포'에 나서다

번호 225773  글쓴이 독고탁 (dokkotak)  조회 3311  누리 834 (834-0, 47:106:0)  등록일 2011-1-5 16:46 대문 59

[공판] 궁지에 몰린 검찰, ‘허위사실 유포’에 나서다 “앙심을 품고 진술 번복”… 상식을 벗어난 검찰의 ‘궁색한 변명’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1-01-05) 어제 오후, 오는 17일 열리게 되는 천안함 재판(제2차 준비기일)과 관련하여 민변 변호사님들과 쟁점사항 점검 협의를 마치고 ‘한만호 증인 겁박 사건’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으로 달려간 시간이 오후 4시경이었습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재판이라 늦었구나 싶어 숨 가쁘게 올라가 보니 아직 본격적인 심문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후 증인심문과 휴정, 공방, 협의, 반대심문을 반복하며 자정을 넘겨 새벽 2시20분까지 진행된 재판의 전체 내용 중 핵심 쟁점 사안을 중심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검찰의 새로운 증거 - CD 논란 어제 검찰을 새로운 증거라며 한만호 증인이 구치소에 있을 당시 접견인과 나눈 대화를 녹취한 CD를 추가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하였으며 변호인단은 공판준비기일에 제시하지 않은 녹취물을 갑자기 들이대는 것은 피고인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맞서는 과정에서 치열한 신경전과 함께 공방이 벌어졌으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재판부는 한 사장에 대한 검찰의 증인신문 과정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의 공방이 이어지자 변호인 측이 내용을 검토하도록 하였으며 이후 검찰이 CD를 공개하고 입증취지를 설명하도록 조정하였으며, 변호인단은 재판준비절차 과정에서도 그러한 내용에 대해 언급조차 없다가 ‘증인의 진술번복’ 이후 다급하게 등장한 CD 내용의 신빙성에 대하여 강한 의문을 제기하였습니다. 문제는 CD에 담겨 있는 대화 내용이 한 사장과 접견인 간에 오간 수많은 대화 내용 중에서 검찰 측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내용들을 중심으로 ‘부분발췌’하고 ‘편집’하였을 것이 뻔한 일이어서 전후 사정에 대한 설명을 누락한 채 그러한 내용들만 발췌된 대화를 듣게 된다면 누구든 검찰 측 편집의도의 방향대로 판단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점입니다. 어제 검찰 측에서 그 CD를 법정에서 공개적으로 재생하여 들어보자고 참으로 집요하고도 끈질기게 요구하였던 이유 역시 그러한 반전 효과를 노렸던 것이 분명하며, 그것이 방청석에 앉아 있는 기자들과 방청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랐던 것인데, 재판부는 검찰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검찰은 PPT 자료를 통해 그 증거제출 배경을 설명하는 것으로 정리가 되었습니다. CD에 담겨 있는 내용은 무엇? CD의 내용은 법정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후 한만호 증인에 대한 검찰의 심문과정에서 부분적으로 인용된 대화내용에 따르면, 한 사장이 부도가 나고 구속된 이후 집까지 잃게 된 모친께서 전세자금이라도 마련키 위해 돈을 받아야 할 곳에 대하여 한 사장에게 다그치고 한 사장이 답변을 하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으며 그 내용에 ‘3억’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검찰의 입장은 이렇습니다. 2007년 한 사장이 김모 실장에게 대여해 준 3억은 그다음 해인 2008년 3월에 2억이 변제가 되는데, 그 이후에도 3억이 거론되는 것은 대여금 이외에 건네어진 자금이 더 있다는 것의 증거이며 그 외에 한 사장이 김모씨에게 서한을 보내 3억 원을 되돌려 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하여 한 사장은 “당시 무슨 말을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고, 편지나 접견 내용 등도 모두 스크린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검찰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그런 표현을 사용했다”고 반박하나, 검찰은 “녹취 내용이 한 총리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전의 것이기에 신빙성이 높다”며 한 사장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일축합니다. 검찰은 문제의 CD에 2009년 5월 18일과 같은 해 6월 13일, 30일 대화 내용이 담겨 있으며, 한 사장을 찾아간 모친은 “내가 김 실장에게 전화를 해 3억 원을 돌려달라고 했다. 한 총리가 미국에 있는데 십여 일 뒤 들어오니까 상의해 전화 준다더라”는 내용이 있으며 또한 한 사장이 “김씨가 특별면회를 왔는데 내가 한 총리께 잘 이야기 하라고 했으니 일단 잠자코 있고 연락이 오면 어렵고 힘든 것처럼 이야기하라”고 모친께 말한 내용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대해 한 사장은 “한명숙 총리에게 돈을 준 사실이 없다. 어머니는 (돈 관계에 대하여) 정상적인 말씀을 하시기에 많이 모자라는 분이시다. 어머님과는 정황에 대해 대화전개가 되지 않는다. 당시 김 실장을 겨냥해서 한 말이 아니라 모두에 대한 감정을 압축해서 한 말이다”라 하였고, 검찰의 집요한 질문에 대해 “기억도 잘 안나고, 만약 그랬다면 오버한 것”이라고 답변합니다. 궁지에 몰린 검찰, ‘허위사실 유포’에 나서다 어제 검사들이 기를 쓰고 CD의 내용을 법정에서 재생할 것을 요구했던 이유를 나중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이미 밖에서 중앙지검 3차장이 CD에 담겨 있는 내용과 함께 확인되지 않은 추정사실에 대하여 검찰 출입기자들에게 유포하였던 것이고, 그것을 커버하기 위하여 법정에서는 문제의 CD를 재생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표해야만 하는 초읽기에 몰렸던 것이지요. 다시 말하면, 3차장은 궁지에 몰린 검찰의 입장을 반전시키기 위하여 사실 여부와 관련성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대화내용에 근거하여 추정한 사실을 그것이 마치 범죄사실이 확인된 것인 양 법정 밖에서 사전에 언론에 유포한 것이며 이것은 ‘피의사실공표’도 아닌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 할 것입니다. (☞ 관련기사보기) 검찰이 한만호 사장과 그의 모친이 나눈 대화만으로 추정하여 한 총리에 대한 범죄구성을 강제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고 경솔한 처사입니다. 검찰은 한만호 사장이 김 실장에게 빌려준 3억 가운데 2억을 돌려받았음에도 모친이 3억을 거론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지만 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한만호 사장이 사업상 혹은 지인 간에 발생한 모든 금전 거래에 관하여 연로한 모친께 사사건건 일일이 정확한 금액을 얘기하는가의 문제뿐만 아니라, 한 사장이 모친께 금전과 관련하여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사실 관계를 밝혀야 할 내용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화내용으로 추론해 볼 때, 한 사장 모친은 집이 경매에 넘어간 상황에서 새로 전세라도 얻어 나가야 할 다급한 처지이고, 최소한 부모의 거처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아들에 대한 원망이 묻어나고 있다는 점, 그리고 그에 대해 아들은 부모에 대한 미안한 마음과 함께 여기저기 돈 받을 곳이 있으니 좀 기다려주십사는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 사장은 김 실장에게 3억을 빌려준 상황에서 2억을 돌려받았음에도 모친께는 ‘사실은 3억 중 2억은 이미 받아서 다른 곳에 썼다’는 말을 하지 못하였을 수 있습니다. 어제 한 사장은 검찰의 질문에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한 총리께 돈 준 사실이 없다. 오버했던 것이다” 등의 횡설수설에 가까운 답변 속에 그러한 뉘앙스가 없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한 사장 스스로 법정에서 진실을 밝혀야 할 부분입니다. 왜 그가 3억 가운데 2억을 돌려받았음에도 자신의 모친에게는 그 사실을 말하지 않고 여전히 3억을 받을 것이 있는 것처럼 대화를 나누었는지, 그리고 그러한 내용을 서신에도 썼는지에 대해서 한 사장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법정에서 밝혀야 할 것입니다. 상식을 벗어난 검찰의 ‘궁색한 변명’   검찰은 작년 7월 교도소 면회실에서 한 사장이 부친에게 “지금 내 마음이 왔다갔다한다. 회사를 가져간 사람들이 너무 못되게 군다. 검찰도 서운하게 하는 것 같고…. 그 사람들에게 죽을죄를 짓는 것인데 어쩔 수 없잖아. 살아야 하니까”라고 말했다며 한 사장의 진술번복에 대하여 위증혐의를 씌우려 하고 있습니다. 한 사장이 법정에서 기존 검찰에서의 진술을 번복한 이유에 대하여 “회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검찰에 요청했다가 거부당하자 검찰의 도움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진술을 번복”하였다는 것인데, 이게 과연 상식적으로 납득가능한 이야기인지 따져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상황 1 - 한 사장이 특수부에서 조사를 받는데 남모씨가 조사실로 와서 큰소리를 내고 겁박을 하여 검찰에 협조키로 마음을 먹고 없던 사실을 만들어서 진술하기 시작한다. 상황 2 - 구속되어 있는 신분의 증인이 검찰에 “회사를 찾는데 도와달라”는 요구를 했으나 검찰이 거절하자 앙심을 품고 법정에서 기존의 진술을 180도 번복하여 검찰을 궁지로 몰아넣는다. 우리 대한민국 검찰의 모습(과거의 행태, 습관, 실적)을 고려해 볼 때 위의 ‘상황-1’과 ‘상황-2’ 가운데 어느 것이 더 익숙하게 와 닿는지 물어보면 간단하게 알 수 있는 일이기도 하겠지만, 수감된 상태에서의 한만호 사장이 검찰에 물을 먹여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과연 무엇일까? 어쩌면 가장 상식적인 해답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바로 검찰이 피고인도 아닌 일개 증인에 불과한 한만호 사장을 73차례나 검찰로 불러 소위 ‘특별관리’를 했다는 사실이며, 만약 검찰의 주장이 사실이고 입증에 문제가 없다면 굳이 검찰이 그토록 매달리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검찰은 법정에서 뒤통수를 맞았고 우리는 그것이 ‘앙심을 품은 어느 증인의 무모한 행동’이 아닌 바로 ‘진실의 힘’이라 믿는 까닭입니다.   독고탁 덧글 : < 검찰 조사과정에서 진실을 말한 증인이 검찰에게 청탁을 했다가 거절당하자 앙심을 품고 법정에서 진술을 번복해 검찰에게 물 먹인다는 가설 >은 검찰개혁이 이루어지고 난 다음에나 볼 수 있을까말까한 희귀한 장면이라는 것이 저의 소박한 생각입니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25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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